천녀유혼 2 인간도
고전 영화 코멘터리는 1999년 12월 31일 개봉작까지, 를 기준으로 합니답.
처음부터 결말까지 줄거리가 모두 있습니다.
1990. 7. 14. 개봉작.
천녀유혼 2 인간도
안타깝게도 전작보다는 많이 부족하다. 그래도 장국영과 왕조현을 보는 즐거움에 볼 수 있다.
1편의 줄거리가 간략하게 나온다.
2편도 주제가는 장국영이 불렀다. 주제가도 1편만큼 히트를 치지는 못했으나 그래도 장국영님.
영채신(장국영)은 고향에 돌아간다. 그동안 고향은 분위기가 변했다. 그에게 수금하라 시켰던 이는 죽었고, 시체가 즐비하며, 사람들은 인육을 먹을 정도로 살기가 흉흉하다.
영채신은 멋 모르고 식당에 들어가 음식을 먹다 이상한 기분에 뱉는다. 인육이었을 지도?;;; 식당 사람들은 영채신의 말을 허락도 없이 잡아 요리하려 해체한다.
영채신은 식당에서 도망친다.
2편은 1편과 이야기가 이어진다.
1편에서 아무나 붙들고 현상금 수배 전단과 비교하는 현상금 사냥꾼들이 있었다. 1편에 등장한 관리는 잘못 잡혀온 자들이 많다는 걸 안다. 물론 상관하지 않는다.
영채신은 바로 그런 현상금 사냥꾼에게 잡힌다. 자기는 수배범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현상금 사냥꾼들은 무턱대고 잡아가고, 영채신은 감옥에 갇힌다.
영채신은 억울하다 소리치나 감옥에 있는 이들 모두 같은 말을 한다. 영채신은 한 수상쩍은 노인과 한 방을 쓰게 된다.
노인은 영채신에게 평생 감옥에서 나가지 못하리라 말한다.
죄수들에게 주는 음식은 형편없어 바퀴벌레도 잡아 먹여야 하는 상황.
영채신은 수염이 길게 자라도록 갇혀 있는다. 그런데 갑자기 닭고기가 나온다. 기뻐하는 영채신에게 노인은 사형 전날에 주는 음식이라고 말한다.
창문 밖을 보니 사형집행인들이 칼을 갈고 있다.
영채신은 착하게 살아도 소용없다며 한탄한다.
노인은 영채신을 비밀 통로로 탈출시키며 호패(?)도 준다. 영채신은 그럼 노인은 왜 나가지 않느냐고 묻자, 나가면 자기가 쓰고 싶은 글을 마음껏 쓸 수 없다고 말한다.
나가보니 말도 준비되어 있다. 영채신은 노인에게 감탄하며 말을 타고 달아난다. ... 노인이 그 정도로 신묘하지는 않았다.
영채신은 한 법술사(추일엽)가 응가 하는 동안 잠시 놔둔 말을 타고 도망친 것. 추일엽은 영채신이 말 도둑인 줄 알고 쫓는다.
영채신은 버려진 산장에 밤을 보내려 들어간다. 추일엽이 쫓아왔으나 다행히 둘은 오해를 푼다.
영채신은 빗물이 모인 목욕통에서 목욕한다. 1편의 욕조 씬의 연장선상에 있는 장면.
빈 산장이 어쩐지 으스스해, 영채신은 노래하며 목욕을 한다.
그런데 진짜로 귀신들이 공격한다.
영채신은 싸울 줄 모른다. 추일엽이 싸운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귀신 모습은 하고 있는데 귀신 냄새가 나지 않는다.
사실 이들은 귀신 행세를 하는 사람이었다. 아버지가 간신들로 인해 억울하게 잡혀가게 되어 부하들을 이끌고 구하려고 하고 있었다.
1편의 큰 수염이 사람 앞에서는 귀신 행세를, 귀신 앞에서는 사람 행세를 했다는 대사가 떠오르는 장면이기도 하다.
이들의 리더는 자매, 그중에서도 언니(왕조현, 부청풍)인데, 이 언니가 섭소천을 빼닮았다.
이들은 영채신의 짐에서 노인이 준 호패를 본다. 노인은 제갈 와룡이라는 유명한 학자였다. 두 딸은 영채신을 제갈 와룡으로 오해한다. 영채신이 아니라고 하지만, 신분을 감추기 위해 하는 빈말로 믿는다.
영채신은 부청풍이 섭소천의 환생이라는 기대를 하고, 섭소천과 함께 지은 시를 읊어 준다.
십리 호수 하늘에 서리가 가득찼고
화려한 청춘 근심이 서렸구나
달을 벗 삼고 서로 감싸주길 바라니
원앙은 부러우나 신선은 부럽지 않네.
하지만 부청풍과 엿듣던 여동생, 부하들은 영채신이 무언가를 알려 주는 거라고 멋대로 오해한다. 이들은 십리 호수를 십리정으로 해석해, 아버지가 십리정을 지날 때 구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아버지를 구하러 간다.
그들이 간 뒤 진짜로 부근에서 귀신이 나타난다. 추일엽은 귀신에게 당한 시체를 가져와 보여준다. 제갈 와룡(... 아니야;;)이라면 뭔가 방법을 주리라 생각한 것.
추일엽은 귀신이든 사람이든 멈추게 하는 도술을 쓸 줄 안다. 손바닥에 주문을 쓰고 멈춰라! 라고 말하면 되는 것. 영채신의 손바닥에 부적을 쓰고 방법을 가르쳐 준다.
영채신이 추일엽을 향해 "이렇게 말이오? 멈춰라!" 라고 말한다. 그래서 추일엽이 그만 움직일 수 없게 되어 버린다.
그때 귀신이 들어온다.
자기가 멈추게 해놓고 계속 주문을 푸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영채신. 추일엽은 표정으로 뒤에 귀신이 있다는 걸 알리려 하나 영채신은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역시 1편의, 귀신이 있는 줄 모르고 엉뚱한 행동을 하는 씬의 연장선상에 있는 장면이다.
결국 귀신은 코앞에 오고, 멈춰라! 로 멈추게는 한다. 하지만 추일엽을 풀어줄 방법이 없다.
영채신은 귀신으로 인해 겁에 질려 손바닥에서 땀이 흐른다. 덕분에 부적이 지워지고 귀신과 추일엽이 동시에 주문이 풀린다. 추일엽은 귀신과 싸운다. 귀신을 반토막내어 하반신은 없앴는데 상반신은 도망친다. 추일엽은 귀신을 쫓는다.
부청풍은 요괴를 쫓다 관군을 만난다. 이 관리도 꽤 매력있는 캐릭터.
이 관리가 바로 부청풍의 아버지를 체포해 가고 있었다. 그는 부청풍의 아버지에게, 당신에게 유감은 없으나 맡은 바 소임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말한다. 물도 주고 나름 인간적으로 대한다.
부청풍은 십리정에서 아버지를 구하지 못하고 산장으로 돌아간다. 영채신이 말을 타고 산장으로 가는 부청풍과 부하들을 보고 가면 안 된다고 부르나, 수염을 깎은 영채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모두 그냥 지나친다.
영채신은 산장에 귀신이 있는 줄 알기 때문에 걱정이 되어 경고하러 간다. 말이 없어 걸어가니 더 오래 걸린다.
목욕하려는 부청풍. 귀신이 부청풍을 노리다 햇빛 때문에 물러선다. 그런데 손이 옷이 걸려 옷을 가져가게 된다.
영채신이 와 귀신이 있다는 걸 경고하고, 부청풍은 옷을 찾으려다 안 보여서 당황해 숨고, 영채신이 그 상황을 보게 된다. 그는 부하들(모두 남자)에게 영채신이 제대로 옷을 입지 못한 모습을 들키지 않게 하느라 이런저런 오버 액션을 한다.
재밌는 장면이었지만, 1편의 고혹적인 에로티시즘만은 못했다.
엎친 데 덮친다고 여동생이 영채신에게 마음이 있는 듯하다. 이로 인해 잠시 긴장감은 있었지만 나중에 순순히 물러나 줌.
영채신은 어설프게 기억을 더듬어 사람들의 손에 "멈춰라" 주문을 써 준다.
부청풍과 여동생에게도 써주려 하나, 두 여인은 영채신이 자매들 사이를 저울질한다는 엉뚱한 오해를 한다.
그때 귀신이 나타난다. 다른 사람들은 경공술을 써 기둥으로 피하지만, 영채신은 그런 것 할 줄 모름. 어찌어찌 미리 설치해 둔 덫으로 귀신을 공격한다.
때맞춰 관리가 도착한다. 영채신은 관리가 고수니 귀신과 싸우게 하자고 한다.
귀신도 해치우고, 관리도 생포하는 데 성공한다. 그런데 부청풍이 요괴의 독에 당해 요괴로 변할 위기에 처한다.
입으로 양기를 불어넣으면 된다는 말에, 영채신은 부청풍이 흉측한 요괴의 모습으로 변했는데도 망설이지 않고 입 맞춘다.
관리는 그들의 모습이 악인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자기가 말해서 누명을 벗겨 주겠다고 나선다.
그는 황제가 믿고 의견을 듣는 보도자항이라는 승려를 만나 이야기하면 된다고 말한다.
보도자항은 관리의 말을 듣더니 알겠다고 자기가 만나보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관리에게는 따라 들어오지 말라고 하고 자기를 따르는 승려들과 산장에 들어간다.
그런데 보도자항은 요괴였다. 심지어 부처인 척하는 요괴였다.
오래 전 처음 봤을 때는 이 장면이 인상 깊었다. 부처인 척하는 요괴라니... 불경을 읊는 요괴라니... 호오...
안타깝게도 추일엽으로는 요괴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부청풍의 부하들은 모두 요괴에게 죽임을 당한다. 추일엽은 영채신과 부청풍만 간신히 도망치게 한다. 부청풍의 아버지, 여동생, 추일엽은 요괴에게 잡혀간다.
요괴는 보도자항의 모습으로 다시 변한다.
관리가 보도자항에게 어떻게 되었는지 묻자 반성하고 떠났다고 말한다. 관리는 싸우는 소리를 들었던 터라 뭔가 이상하게 여겨 보도자항을 따라간다.
영채신과 부청풍은 달아나다 물에 빠진다.
물에 젖고 추워 정신을 못 차리는 영채신. 부청평은 그런 그를 안아 체온으로 몸을 녹여 준다. 이 장면의 연출은 1편에서, 욕조에 갇힌 영채신에게 입맞추는 장면과 흡사한 각도이고, 그걸 보여주듯 1편의 그 장면이 다시 나온다.
다음 날 둘은 여관으로 간다.
영채신은 부청평에게 섭소천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부청평이 섭소천의 환생일 수는 없다는 걸 깨닫는다. 섭소천이 환생했다면 아직 어린아이이기 때문이다.
부청평은 잠시 자기를 소천이라 생각하라 말한다. 둘은 외모도 닮았지만 처지도 비슷하다. 부청평도 혼처가 정해져 있다.
여관 주인이 차를 주고 간다. 영채신은 그를 알아본다. 1편에서, 소천이 잡혀갔던 그 수상한 여관 주인이다. 둘은 창문으로 도망친다.
숲을 헤매던 둘은 늑대에게 쫓긴다. 영채신은 도망칠 기력이 없다.
영채신은 부청평에게 혼자라도 도망치라 하나 부청평은 같이 죽겠다고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늑대들이 더 쫓아오지 않는다.
늑대들이 쫓아오지 않는 이유는?
1편에서처럼, 늑대도 두려운 난약사 앞이었기 때문이다.
난약사에서는 1편에 등장했던 큰수염이 있다. 영채신은 큰수염에게 도움을 청하자고 난약사로 들어간다.
보도자항을 쫓아간 관리는, 조정대신들이 모여 있는 장면을 본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다 속이 비어있다. 귀신에게 살과 피를 뺏긴 것이다.
심지어 보도자항조차 귀신에게 살과 피를 뺏긴 빈껍데기였다.
관리는 요괴가 황제 옆에서 속살거려 나라가 어지러웠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는 잡혀 갔던 부청평의 아버지, 여동생, 추일엽을 풀어준다.
추일엽은 보도자항을 이길 수 없다. 관리는 보통 인간이라 요괴를 상대하기 어려운 데도 경지에 이른 무공으로 조무라기들은 해치운다. 하지만 보도자항까지 잡기는 무리다.
추일엽은 관리에게 헛된 희생을 하지 말라 한다. 하지만 관리는, 자기가 관리로서 잘못된 명령을 이행하고 있다는 책임감으로 보도자항을 공격한다. 죽을 줄 알면서 한 돌진이었다.
"내가 지옥에 못 들어가면 누가 들어가겠느냐?"
마지막 외침을 남기고 죽는다.
천녀유혼 2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었고, 저 선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헛된 죽음인 줄 알면서도 굳이 죽어야 했나? 죽음으로서 책임을 진다는 건 저 시대에서는 올바르고 용감한 자만이 내릴 수 있는 결정이었을까.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할 일은 해야 한다는 거였을까.
큰수염이 나타났다. 조금 일찍 오지. 관리 안 죽게. ㅠㅠ
또 부처 행세하는 요괴.
세상 인간들이 모두 우상숭배를 좋아하거늘, 너희는 왜 거부하느냐.
치열한 싸움 끝에 요괴의 정체가 밝혀진다. 요괴는 1000년 묵은 지네였다.
추일엽이 지네에게 먹힌다. 큰수염은 추일엽을 구하러 들어간다. 큰수염은 육신이 잡힌 지라 혼과 육체를 분리시키자고 한다.
추일엽은 자기가 많이 약해져 육신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자신 없다고 한다. 큰수염은 이 방법뿐이라고 한다. 그래서 육신과 혼을 분리시키고, 마지막 힘을 다해 지네를 없앤다.
요괴를 해치운 뒤 큰수염은 육신에 돌아오나 추일엽은 돌아오지 못한다. 추일엽과 썸을 타는 분위기에 들었던 여동생이 잡으려 하나 혼이라 잡지 못한다. 큰수염이 공력을 보태나 추일엽의 혼은 끝내 날아가 버린다.
..... 너, 이렇게 죽었었니? ㅠㅠㅠㅠ 설마 했다.
아쉽다. 귀여운 캐릭터였는데... ㅠㅠㅠㅠ
참고로 영채신은 1편에 이어 2편에서도 싸움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못한다. 하지만 이 싸움이 가능한 건 영채신 때문이기도 하다. 어쩌면 그건 사랑과 희망이라는 건 가장 연약하면서도 가장 강한 존재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나라의 큰 화를 제거한 부청풍의 아버지는 충신으로 큰 상을 받고, 부청풍은 예정대로 혼인하러 간다.
부청풍은 가마에 타고 있어, 영채신은 여동생을 통해 작별 인사를 전한다. 그리고 큰 수염과 함께 떠난다.
부청풍은 도망쳐 영채신에게 온다. 그리고 함께 떠나자고 한다. 여동생이 도와줬다.
영채신, 부청풍, 큰수염은 함께 길을 떠난다.
엔딩 곡은 1편의 주제가.
천녀유혼은 이후 애니메이션으로도 개봉되었다. 애니는 다시 볼 생각없다. 그때 보고 너무 상심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나의 영채신과 나의 섭소천이 아니었다. ㅠㅠㅠㅠ
천녀유혼, 천녀유혼2 모두 왓챠를 통해 다시 봤는데, 천녀유혼이 이후에도 리메이크가 되었는지 천녀유혼 제목을 단 영화들이 보였다.
보지 않은 영화를 평할 생각은 없다. 괜찮은 영화일 수도 있다. 또한 모든 영화를 다 볼 필요도 없다.
나의 천녀유혼은 1편과 2편까지인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