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일기

[전시회] 아트 오브 주얼리 - 25.03.06.

운가연 2025. 6. 15. 20:02

1. 롯데 뮤지엄에서 하는 아트 오브 주얼리를 보고 왔다.

 

뱀에게 보석 장식 해준다는 걸 깜빡함. ㅋ

 

보석류에 이렇다 할 관심이 없어서 예쁜 공예품 보러 가자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애초에 가질 수 없는 물건이라 욕심내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다. 저렇게 호화로운 보석을 소유할 수 있는 사람이 70억 인구 중 얼마나 되겠어.

 

저 보석을 소유했던 사람들은 실제로 얼마나 착용했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묵직한 게 오래 걸면 목디스크 오겠던데;;;

 

 

화려함과 사치의 극치를 달리는 공예품.

 

이 아래 사진 세 장은 아르누브 스타일. 이쪽 디자인은 내 취향이었다. 진짜 보석이 아니더라도 내가 살 수 있는 가격대에 유사한 디자인이 있으면 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몸에 거는 장신구 말고 시계도 있었다. 굉장히 섬세하고 아름다웠다. 애들이 떨어뜨리면 난리나겠다;;

저런 물건을 가지고 있으면 장식장도 따로 필요하고 관리도 잘해야겠지. 도둑 들면 안 되니 은행 금고 같은 곳에 맡기기도 해야 할 것 같고. 인생이 복잡해질 것 같다. 저런 물건을 소유하는 사람은 나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에 살겠구나.

 

티아라 관이 따로 있었을 만큼 화려한 티아라도 많았다.

 

이 십자가는 어두운 복도 끝에 놔두었다. 멀리서 본 순간 종교적 경이감이 느껴지게 하는 배치였고 나는 일순 감동받았다.

 

2. 그림들

 

사진 엄청 많이 찍었다. 그림 그릴 때 참고하고 싶어서.

집에 와서 열심히 그려보았다.

 

컬러링 느낌으로

 

이것도 컬러링 느낌

 

어마마마가 요즘 컬러링에 재미를 붙였다. 컬러링북을 사서 보내니 좋아하며 한 권 순삭. 그림이 더 많은 걸로 2차 보냈는데 인쇄가 흐려서 잘 안 보인다고 했다. 6월 말에 백내장 수술을 할 예정인데 수술하고 나면 잘 보일지도 모르니 일단 가지고 있으라고 하고 새로 보내기로 했다.

온라인으로 주문해서 바로 보내는 게 편한데, 내가 먼저 사서 엄마의 약한 시력으로도 보일지 안 보일지 확인하고 다시 보내야 하나 고민하다, 그간 그림을 배운다고 쓴 돈과 시간이 있는데, 싶어서 온라인에서 컬러링 도안 검색해서 보고 그리거나 위에 올린 두 점 식으로 내가 찍은 사진을 바탕으로 만들어서 보냈다. 엄마는 잘 보이고 재밌다며 흡족해했다. 다 칠했다고 해서 두어 번 더 보냈고 일간 또 우루루 그려서 보낼 생각.

 

 

 

 

이거 그리는데 눈 빠지는 줄 알았다. 새삼 유코 히구치에게 감탄했다. 그 작은 종이에 그 섬세한 묘사들을 다 어떻게 해내는 걸까. 큰 종이에도 그만한 묘사를 다 하기도 하고.
보석이 안 예쁘게 그려져서 유코 히구치풍 꽃그림으로 심폐 소생;;

 

신문에서 아드 오브 주얼리 광고를 보고 갔었다. 전시회 다녀오면 활용하려고 광고면을 오려두었다.

학창시절, 다이어리를 예쁘게 꾸미는 동급생들이 부러웠다. 레이어드, 배치에 대한 감각이 나에겐 없다.

몇 년 전 유튜와 블로그를 열심히 검색해서 연구해본 끝에 전보다는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뭐랄까, 나에게는 애초에 없는 근육 같은 느낌마저 들 정도로 배치에 대한 감이 안 온다. 무심히 툭, 붙였는데 감각적인 그런 기술 습득하고 싶다.

 

 

 

표만 띡 붙이기 멋없어서 역시 유코 히구치풍 꽃과 버섯 그려서 장식하기.

3. 2천 원이 뭐라고. 깔깔-

 

아트 오브 주얼리는 가방을 들고 갈 수 없어서 라커에 맡겨야 했다. 그런데 1시간 지나면 2천 원 붙음. ... 이 전시회를 어케 1시간 만에 봄? 마트도 기본 주차 2시간은 무료인데 1시간 넘겼다고 2천 원 너무 하는 거 아님?

이게 뭐라고 2천 원 지불해서 가방 찾으며 약이 바짝 올랐었다. ㅋㅋㅋㅋㅋㅋ

 

4. 연신내 차차호감

 

이날은 목요일이었는데, 전시회를 보고 나와 큰 기대 없이 ㅈㅁ에게 연락했다. 놀랍게도 ㅈㅁ이 다음 날 휴일이었다.

연신내에서 접선. 어디 갈까 헤매다 충동적으로 들어간 차차호감. 와, 너무 만족스러웠다.

정말 요리 잘하는 집밥 같은 느낌? 조미료 때려박은 느낌 없으면서 맛있었다.

특히 600ml 하이볼이 최고였다. 12,000원인데 리필하면 7,500원!

 

여기 안주깨기 하러 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진짜 집 앞이었으면 하루가 멀다 하고 가서 혼술했을 지도 모른다. 집 앞이 아니라 천만 다행이다. 깔깔-

 

 

5. 이날 일기

 

위에 썼다시피 학창 시절 다꾸를 잘하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나도 안 해 본 거 아닌데 조잡하기 이를 데 없었다.;;;;;

이 세월이 지나도 그게 마음에 남았는지 한참 다꾸를 하다가 또 잠시 흥미를 잃었다.

실력이 안 느니까 흥미를 잃은 것도 있고;;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딱히 쓸 게 없기도 하고, 내 다꾸 패턴에 내가 질리기도 했고;; 바쁘기도 했고;;;;

그러다 다시 급 땡기네.

 

나는 외출한 날은 그림일기라고 나 혼자 부르며 그림 그리는데, 그림, 그림에 오려 붙이기, 와 다꾸는 뭐가 다를까 하다가 다꾸는 일기를 몇 줄이라도 쓰는 거라는 결론을 나 혼자 내렸다. 글 없는 다꾸도 많다. 다만 내 경우, 다꾸라고 하면 일기를 쓰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티스토리에 기록하긴 하지만 종이로도 죽 넘기며 지난 기록을 보는 것도 즐거울 것 같았다. 그래서 다꾸를 어디다 할까 수첩을 뒤지다, 이건 여기, 저건 여기, 그렇게 이 수첩, 저 수첩 건드리지 말고, 걍 지금 그리는 수첩에 일기도 쓰면 되잖아, 라는 생각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