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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부여 2회차] #3. 카페 at 267 - 26.07.16.

by 운가연 2026. 8. 11.

1. 10시까지 한다고 사전에 검색했던 카페 엣 267이 서동공원에 붙어 있었다.

 

서동공원을 거니는 동안 이슬비가 그쳤다. 카페 엣 267에 갔다.

 

케이크가 탐스러웠으나 청양 들기름 막국수가 맛있었던 만큼 양도 많아 배가 안 꺼져 포기.

새벽 폭우로 비행선이 취소될 줄 몰랐던 터라 숙면을 위해 커피 포기.

 

그러고 나니 연잎 차라는 게 보였다. 차를 즐기지 않는 지라, 이런 날 아니면 언제 마실까 싶어서 시켜 보았다. 그러고 보니 연잎차에는 카페인 없었을까? 카페인이 든 차도 있으니까...

 

암튼 이때는 아무 생각 없이 시켰다. ㅋ 차는 담백하고 고소하고 따뜻하고 맛있었다.

 

 

 

연못이 보이는 통유리 공간은 물비린내가 났고, 야외 좌석은 모기가 있다 해서 실내 선택. 에어컨이 내게는 좀 셌는데 겉옷을 깜빡 하고 안 가져왔다.

 

조금 추웠지만 혼자 오래 있는다고 눈치 주는 분위기가 아니라 낙서하며 놀기 좋았다.

 

2. ㅈㅇ님에게 이 공책을 받았을 때 기뻤다.

 

공책 선물 좋아하는데 내가 고르지 않은 공책이 주는 낯선 즐거움이 있는 것 같다.

공책 자체에 선이 그림이 인쇄되어 있고, 선이 있는 쪽, 6칸으로 나뉜 쪽, 빈 쪽 등이 섞여 있었다. 여섯 칸 짜리에는 연꽃 등속을 그리고 줄이 있으면 글을 쓰는 것도 즐거울 것 같았다. 여행 그림 공책에는 글을 거의 쓰지 않는다. 이 참에 종이 여행기에도 기록을 남기고 싶어졌다.

 

하인라인은 프라이데이에서 행복하고 바쁜 사람은 일기를 쓰지 않는다, 쓸 시간이 없다, 고 했는데, 나는 일기를 너무 많이 쓰는 것 같다. 간단한 하루 일상 기록, 그림 일기, 여행 일기는 여기다 또 따로 쓰기도 하고.;;

 

여행 일기는 진짜 여기다 모아두어야 하는 것 같다. 같은 곳 또 갈 때도 있는데 이전과 어떻게 다른지 찾기가 쉽다. 종이 일기는 중구난방으로 쓰는 편;;; 혼자 보는 일상 기록은 요약에 가깝다.

 

티스토리에 광고도 달지 않고, 몇 달에 한 번 정도 올리는, 어디까지나 나의 소소한 기록을 위한 곳이지만, 그래도 누군가 이 글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때의 긴장감이 조금 혹은 지나치게 자세한 ㅋㅋ 기록을 남기게 만드는 것 같다.

 

각설하고, 홈페이지 시절에 스노우캣이 서로 맞는 종이와 펜이 있다고 했는데, 여행 가는 지라 새 펜 쓰고 싶어 가져온 마이크론 펜과 살짝 거친 감이 있는 이 종이가 잘 맞는 것 같다. 나는 미끈거리지 않는 질감의 종이에 휠?이 아닌 마이크론 펜 느낌의 펜을 좋아하는구다. 스테들러 펜도 두께가 다양하면 좋겠다.

 

이번 여행에서 이 공책을 다 쓰고팠는데, 비로 인해 비행선과 경비행기가 취소되며 못했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1) 부여 연꽃 2) 이 공책에 그림 그리기 3) 비행선 4) 경비행기, 였다. 반은 이뤘으니까 되었다. ^^

 

3. 다음날은 고대하던 비행선을 타는 날이었다.

 

스팀펑크의 꽃은 비행선이라고 생각하는 내게, 정말 두근거린 순간이었다.

5시 30분 집합이라 5시에는 일ㅇ나야 하고, 전날 평소만큼 못 자서 피곤한데도 열심히;; 모쏠 시즌2를 보고;;; 여행와서는 아마도 드물게 맥주 없이 잤다. 장하다, 나 넘.

 

4. 요란한 빗소리가 들려 선잠에서 깼다.

 

낯선 잠자리와 새벽 5시에 무사히 기상해야 한다는 부담에 뒤척이며 선잠에 들었다가 요란한 빗소리를 잠결에 들으며, 비행선이 못 뜰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다. 한 번 더 깨 문자를 확인하니 4시 경이었고, 비로 인해 취소됭 날짜를 변경하거나 환불을 해준다는 문자가 와 있었다.

 

이상하게도 섭섭하지 않았다. 그렇게 타고 싶어했는데도 말이다. 아, 늦잠 자도 되겠네, 하고 편하게 잤다.

 

사람에게는 예감이라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 8월이 더 널럴한데 굳이 오고 싶었다.

앞 글에 썼다시피, 8월은 널럴하지 않게 되었고, 이때 오지 않았으면 내년으로 밀렸을 거다.

온 게 어디냐.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수확은, 나는 여행은 2박 부터라고 생각해 왔는데, 1박으로도 충분히 휴식과 재충전이 되어준다는 걸 알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연꽃은 원없이 봤으니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당일치기로도 비행선을 탈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