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초적 본능과 쇼걸을 다시 보고, 안 본 폴 버호벤 감독 영화가 보고 싶어서 틀었다. 티빙에 있더라고.
참으로 난해한 영화였다.;;;;;;
영화에 대한 다른 이들의 해설을 찾아보기 전에 적는다.
참고로 포스터에 있는 '냉혹하고 우아한 그녀의 복수'라는 카피가 잘 와닿지 않는다.;;;
스포일러가 있다.
1. 중년에서 노년으로 가는 시기에 접어든 미셸.
미셸은 갑자기 침입한 괴한에게 성폭행을 당하나, 성병 검사만 하고, 아무 일 없다는 듯 출근하며 일상을 살아간다.
미셸은 게임 회사 대표로, 성인용 게임을 만든다.
성폭행 당한 직후인데도, 몬스터가 여캐를 폭행할 때 여캐의 반응을 "더 오르가즘처럼 느끼게 수정하라."고 지시한다.
2. 친구들과 전남편에게 태연자약하게 성폭행 당했음을 말한다.
근황을 전하듯 담백한 태도다. 경악하며 신고하라는 친구와 전남편에게 신고하지 않을 거라고 한다.
신고하지 않는 이유는 과거의 사건 때문이다.
3. 미셸이 열 살 때, 겉보기로는 평범한 가톨릭 신자였던 아버지가 갑자기 도끼로 연쇄살인을 저질렀다.
무차별 살육 후 아버지는 집을 불태웠고, 어렸던 미셸은 (얼결에?) 아버지를 도왔고,
반라로 재투성이가 된 채 사진이 찍히며 박제되었다.
자신 또한 피해자였으나 경찰과 취재진에게 시달린 기억이 경찰에 대한 불신을 낳았고, 성폭행조차 신고하지 않는다.
성폭행 가해자는 미셸을 스토킹하는지, 지금 입고 있는 옷이 어울린다는 따위의 문자를 보낸다.
그래도 미셸은 신고하지 않는다.
대신 강력한 호신 스프레이와 도끼를 구입한다. 굳이 도끼를...
그리고 실제 그 도끼를 사용하기도 한다. 겁이 없다.
아마도 어린 시절 그 일이, 미셸을 정서적으로 어느 면, 망가뜨린 게 아닌가 싶다.
4. 미셸의 아버지는 수 십 년 째 복역을 하고 있고, 미셸의 어머니는 돈으로 젊은 남자와 연애한다.
미셸은 사람들 앞에서 어머니의 행실을 적나라하게 나무란다.
자기는 직전에 부인이 있는 젊은 남자를, 남자의 부인이 남자 옆에 있고,
여럿이 모인 식탁인데 식탁 밑에서 다리로 유혹했으면서 말이다;;;
심지어 오랜 친구의 남편과 바람을 피우고 있다;;;;
모순적인 인물이야 뭐, 있을 수 있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니까.
바람 피우는 친구의 남편도, 레기다.
미셸이 성폭행 당한 걸 알면서도, (성병 위험이 있으니 관계는 안 가지지만) 손으로 해달라고 하고,
미셸이 다쳤는데도, 스키를 타자는 게 아니지 않느냐며 관계를 요구한다.
미셸은 시체처럼 구는데, 즉, 아무 반응도 하지 않지 플레이가 아닌데,
시체 플레이를 한 걸로 멋대로 오인하며 진짜 좋았다, 운운한다. ... 굳이 이런 남자와 바람을?;;;
5. 어쩌면 미셸은 어릴 때 일어난 일에 대해 스스로를 탓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성폭행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게 된 뒤에도 신고하지 않고, 남자가 공격적인 성행위를 하는 걸 수용한다.
이를테면 자신은 이런 대접을 받아도 싸, 가 내재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꼭 그렇게 보기도 어려운 것이, 전남편과 이혼한 이유가 남편이 자기를 때렸기 때문이었다.
상습으로 가기 전 첫 폭행에서 바로 이혼한 듯.
하지만 전남편에 대한 마음이 완전히 가신 것도 아니다.
6. 가려진 이야기가 너무 많다.
미셸의 어머니는 계속 아버지를 만나라고 한다. 하지만 뇌졸증으로 급사해서 어머니가 왜 아버지를 만나라고 했는지는 알 수 없다.
미셸은 아버지의 그림자가 자기 인생에 지나친 영향을 끼치는 것 같아서, 마침내 면회신청을 하고,
딸이 면회신청을 하자 아버지는 감옥에서 자살한다.
그래서 왜 아버지가 사람들과 동물을 마구잡이로 살해했는지 밝혀지지 않는다.
미셸을 성폭행한 가해자는, 자기가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한 행위라고 한다.
미셸의 아버지에 의한 피해자와 연관된 사람이었을까?
다시 용인된 성폭행이 이루어질 때, 미셸의 아들이 집에 돌아와 그 모습을 보고 남자를 장작으로 때렸다. 가해자 사망.
가해자가 죽기 전까지 가해자의 행위에 대해 조금도 몰랐울 것 같았던 가해자의 부인은 미셸에게
"파트릭(가해자)이 원하던 걸 주셔서 감사해요. 적어도 한동안은요." 라는 수수께끼 같은 말을 남기고 떠난다.
가해자가 이전에도 성폭행했음은 모두 가려진 채, 그저 성폭행 하려다 공격당해 사망한 건으로 정리된다.
미셸은 친구에게 자기가 친구의 남편과 바람피웠었다는 걸 고백한다.
친구는 남편과는 헤어지나, 미셸과는 화해한다. ... 웨?;;;;;
원초적 본능에서 두 여캐의 대립각은, 디테일하게 나오지는 않았지만 상상하며 납득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
쇼걸도 주인공을 중심으로 다른 두 여캐와의 관계와 화해가 납득되었다.
그런데 엘르는 잘 모르겠다;;;;;;;;;;;;;
피해자인 미셸이 가해자에게 "좋았어? 어떤 느낌이었어?" 라고 묻는 대사는 인상 깊게 남는다.
보통 피해자가 받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성폭행 피해자에게 "좋았느냐"고 묻는 일, 실제로 있다. ...
두 번째 성폭행을 당할 위기에 처했을 때는, 같은 일을 두 번 당하지 않고 가해자를 공격하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가해자의 스키 마스크를 벗기고 누군지 확인한다.
폴 버호벤 감독의 영화가 그러하듯, 여캐가 마냥 무력하게 당하지는 않는다.
몇몇 장면은 인상에 남지만...
뭘까, 이 영화.;;;;
뭘 말하고 싶은 거지?;;;;
우아한 복수란 뭘까?
저 카피는 감독이 넣은 건가? 우리나라에서 제작하며 넣은 건가?
전남편에게 집착한 게 아니라, 자신을 폭행한 전남편이 어린 여자와 만나 행복해지는 게 싫었던 걸까?
그래서 전남편이 헤어졌다는 말을 듣자, 미소를 감추고, 자기 회사에서 일할 기회를 준 걸까?
자기를 상사로 대하며 자기 밑에서 일하는 꼴을 지켜보려고?
바람을 피우는 거니 어쨌든 애인인데 지독하게도 이기적이었던 친구의 남편은 친구에게 불륜 사실을 고백해서,
결혼 관계를 파토내게 하는 걸로 복수한 건가?
친구가 그런 이상한 남자와 살지 못하게 하려고?
하지만 자기를 성폭행한 남자가 죽은 건, 의도한 게 아니지 않나?
아들이 그 시각에 맞춰 집에 올 줄 알 방법은 없었는데?
사실 아들은 늦게 와야 했다.
으으으음.... 뭐지, 이 영화;;;;
원작은 소설이더라. 소설을 읽으면 이해가 가려나. 으음...
'영화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바타 : 물의 길 (0) | 2024.02.28 |
---|---|
아바타 1 (0) | 2024.02.28 |
미드소마와 유전 - 스포일러 있습니다. (0) | 2023.01.30 |
[드라마] 각시탈 (0) | 2022.08.29 |
[영화] 암살 (0) | 2022.08.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