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주요사건
1. 반 백 년에 가까운 시간만에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생일 축하 받다.
20대 초반부터 한 달에 한 번은 아버지와 식사를 해왔는데, 한 번도 내 생일과 아버지와 만나는 날이 겹친 적이 없다.
일부러 피한 것 아님. 진짜 어쩌다 보니.
그런데 올해는 어쩌다 보니, 아버지를 만난 날이 내 생일인 것이다.
문득, 살면서 한 번쯤 아버지에게 생일 축하한다는 말을 듣는 것도 좋지 아니한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 아버지, 저 오늘 생일이에요. 축하해주세요.
아버지 : 생일이냐? 음력으로, 양력으로?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질문이었다. ... 나 양력 아니었나?
나 : ... 그건 아부지가 알아야져. 애들이 자기 생일을 어케 알아여. 부모가 가르쳐주니 알지.
아버지 : 네 엄마는 알겠지.
아시려나;;;;
부모님 다 내가 태어난 시간을 모름.;; 그래서 나는 사주를 못 봄(?) ㅋㅋㅋ
나 : 할아버지는 아버지 생일 알았어요?
아버지 : 그럼.
나 : 근데 아부지는 왜 내 생일을 몰라?
나는 생일을 안 따지고 산다.
어느 날 칭구 ㄱㅇ에게 "울 아부지 내 생일 모르심. 나도 별로 신경 안 쓰고 살았음." 이라고 하자,
ㄱㅇ이 비로소 내가 생일을 그냥 지나치는 이유를 이해함.
나는 ㄱㅇ이 생일을 왜 챙기는지 잘 이해못;;;;;
생일이란 부모가 아이의 생일이면 축하해주며 자연스레 "생일은 축하받는 날"이라는 게 아이에게 인지되는 건데
초딩 이후 어머니도 챙기지 않았고, 나는 중딩이 되며 어린이날을 졸업했듯, 생일도 졸업(?)하는 건 줄 알았지.;;;
그래서 나는 무의식적으로 할아버지도 아버지 생일을 몰랐나, 했는데, 그것도 아니고.;;;
아버지는 날 사랑하신다. 그걸 의심해 본 적은 없다.
딸을 사랑하지만 딸의 생일을 모를 수는 있는 것이다. ㅇㅇ
나 : 축하해주세요.
아부지 : 억지로 하면 안 되지. 내가 기회를 틈 타 해야지.
나 : 아, 넹!
밥 먹고 커피와 조각 케이크를 앞에 두고 담소.
아버지 : 네가 올해 **살이지?
나 : 헤에, 그렇게 되나? 그런가봐영.
아버지 : **번째 생일 축하한다.
이상하게, 막상 들으니, 뭉클했다.;;;;
2. ㅇㅈ, ㅅㄹ님 만남.
ㅅㄹ님은 존윅 4를 같이 봤으니 작년에 뵈었고, ㅇㅈ은 못 본 지 2년은 넘은 듯하다.
나이 들면 1년에 한 번 얼굴 보기도 힘들어짐;;;;
간만에 만나서 온갖 이야기를 나눴고... 나는;; 토로했다. ㅋㅋ
나는 평생 투덜이 스머프로 살 거야. ... ㅋㅋ
3. 작업, 독서, 일본여행그림, 한동안 소홀했던 영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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