낱장 종이를 적당히 잘라 접은 뒤 대충 꿰매고 집에 굴러다니는 종이로 표지를 만들고, 표지에 2004년(아마도) 마리묘 다이어리에서 오린 고양이 그림을 붙였다.
요즘 옛날 일기들을 훑어보고 버리고 있다. 2004년에는, 불확실한 기억에 의지해 쓰자면, 스노우캣, 마린 블루스가 다이어리를 냈고, 나는 그 다이어리를 다 사놓고, 이 다이어리도 갖고 싶어서 샀었다. 악필로 대충 일정과 일기를 쓰는, 실용적인 용도였다. 세 개나 쓸 일은 없는 지라;;; 이 다이어리는 거의 쓰지 않았다.
수익금은 길냥이 치료비 모금에도 보탰던 걸로 기억. 몇 년 전, 마리묘 님이 이번에는 다람쥐 먹이를 주기 위한 텀블벅을 한다는 소식에 소액이나마 참여했었다.
간직의 덧없음을 느끼고 일기를 쓰던 다이어리를 한 번 읽고 버리고 있다. 가볍게 살고 싶다. 빈 자리를 손그림 스케치북들이 채우고 있다... 심지어 다이어리 꾸미기에도 재미를 붙였지. 요즘은 또 소홀하지만. ㅋ
시간은 가만히 내버려두어도 지나가고, 나는 하루를 허무하게 보내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기록에 집착한다.
가볍게 살고 싶고 소유를 줄이고 싶지만, 늘어나는 짐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을 것도 없다. 짐이 늘면 안 된다는 것 또한 집착이다.
접어놨던 종이에 몇 해 전 다녀온 통영 여행 그림을 그리기 시작. ㅎㅊ쌤은 사진 보고 그리면 절대 그림 안 는다고 했지만, 사진 보고도 어렵던 시절이 있는데, 보고라도 그려지는 게 어디야. ㅋ
아마 통영 여행 그림은 티스토리에 여행기 올릴 때 올렸을 테고..
원경을 어떻게 그릴지, 풀과 나무를 펜으로 어떻게 표현해야 재밌을지 고민하다 택한 방법인데 요즘 재미 붙였다.
제목에는 6월 20일까지라고 썼지만, 사실 만난 당일 - 사진 찍은 당일 - 에 그린 건 아니긴 하다. 전에는 그린 날도 열심히 기록했는데 요즘은 그림 번잡해져서 방문한 날짜만 기록한다.
다 썼는데 정리 미루고 있는 스케치북이 산더미다.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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