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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일기

스케치북을 만들었다 - 21년도에 그린 그림들

by 운가연 2024. 5. 12.

표지

 

 

고양이 그림들 사이에 껴 있는 몇 안 되는 인물 그림.

 

무려 17년에 캘리그래피를 배우며 산 화선지가 아직도 산더미처럼 남아 있다. ...;;

그걸 잘라서 그림을 그리고, 묶어야지, 하면서 엄두가 안 나 3년을 묵혔네.

수제 노트 만드는 법 책도 사놓고, 정밀하게 만들자니 역시 엄두가 안 나서;;;

 

그러다 문득, 꼭 그렇게 엄격하게 만들어야 하나, 까짓 걍 구멍 뚫어서 꿰매고, 다꾸하듯 표지 꾸미면 될 거 아이가, 싶어서

몇 번 해보다 보니 감이 왔다.

실도 제본용 실이 아닌 일반 실인데;;; 머 튼튼하게 버텨주겠지. ... 모드;;;

 

표지 배경으로 쓴 빨간 종이는, 아마 대략 10년은 된 것 같은;;; 잠시 입체카드에 미쳤;;을 때 샀는데 다 못 쓰고 아직도 남아 있는 종이일 가능성이 높다. 껄껄-

 

화선지는, 테스트해보니 펜으로도 잘 그려져서, 굳이 붓펜으로 그려야 하는 건 아니구나 싶어서

그리다 또 묶을까 한다.

 

최근, 한 건 한 건은 소소하게 넘어갔지만, 쌓이다 보니 좌절감으로 닥친 일들이 있었다.

나 열심히 하는데... 내 작업물들 꽤 괜찮은데... *손가락으로 바닥에 동그라미*

 

저녁에 칭구들과 각기 볼일을 본 뒤 만나기로 했고,

칭구들이 전에 갔던 맛난 맛집에서 줄 서고 있다는 말에

모처럼 전문가가 만든 맛난 걸 먹겠구나, 풍선처럼 기대가 부풀었다가

피곤한 칭구들이 빨리 먹고 귀가할 생각이라고 하고, 나는 도착하려면 멀어서... ㅠ

 

집에 오는 길에 컵라면을 사와서 달걀 하나 까 넣고 먹었다.

맛나게 만든 겉절이랑 잘 먹어놓고...

갑자기 확 우울감이 몰아쳐서.

ㄱㅇ에게 하소연하느라 최근 느낀 좌절감의 이유를 설명하다 보니 해소되는 게 아니라 좌절감이 더 커져서;;;;;

더 말하다가는 울 것 같아서;;;;;;;

파스스 거리는 멘탈을 붙들기 위해 4년 (ㅋㅋ) 을 미룬 표지 작업을 함. ...;;

 

손을 쓰는 게 마음에 주는 안정감이 있어서 기분이 한 단계 좋아졌다.

 

당분간 외부회선을 닫고 작업과 그림에 몰두하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