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교보 아트스페이스에서 이규태 개인전을 보고 왔다.
인스타에서도 봤는데, 당연한 소리지만 원화가 압도적이다. 그림 크기가 보이니까.
이 작은 종이에 참으로 섬세하게 그렸구나.
저렇게 큰 그림도 담담하게 그려내는구나.
이규태는 애니메이션 감독이자 일러스트레이터라고 한다. 약 10년 전 영화제 참석차 폴란드에 갔고, 그곳에서 별다른 목적없이 여행지의 풍경을 그려보고 싶어 작은 노트에 그려 본 것이 그림을 시작한 계기가 되었다고.
좋은 그림을 보면 막 설렌다. 그 자체로 행복해진다. 한편으로 내가 작아진다. 나도 여행지 풍경 그리고 싶은데, 그 또한 내가 그림을 그리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인데, 내 그림은 왜 이 모양일까...;; ㅠ
이규태의 그림은 색연필에 부분적으로 검은 펜을 썼다. 검은색을 참 잘 쓴다. 나도 검은색 잘 쓰고 싶다. 크앙-
최근 일본 여행 그림에 색연필을 썼다. 열심히 그렸으나 안이했음을, 이 그림들을 보며 절실히 느꼈다.
어릴 때 친구가 나에게 밥을 빨리 먹는 건 아닌데 급하게 먹는다고 했다. 빨리 먹고 놀고 싶었지만 급하기만 하고 빨리 먹지는 못했던 거다. 어릴 때 마음만 급하게 밥을 먹었던 것처럼, 그리고픈 그림이 많은데, 빨리 그려야 하는데, 하고 마음만 급해서 제대로 된 그림을 만들어내지 못한 거다.
더해서 문득, 나는 미니멀리스트가 그림을 빨리 그린다고 단단히 착각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 한 선을 긋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공력을 끌어올리는지는 생각도 안하고, 선이 적으니 빨리 그렸겠거니
나도 선을 적게 그려야지, 간단하게 그려아지, 하고 있었던 거다.
선이 적다는 게 그림을 급하게 그린다는 게 아닌데...
마음을 다잡고 차근차근 한 번에 한 점씩 그려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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