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여행 #1 - 진짜 가자!
태백여행 #2 - 태백이답!(현재글)
대망의 2015년 8월 14일 금요일, 떠난다!
새벽 6시 30분 집합이었다. 차는 7시 5분인지 10분차였다. ㄴㄹ가 끊어서 몇 번을 들었는데도 헛갈림. ^^;;
6시 반까지 청량리 역에 가려면 4시 50분에는 일어나야 할 텐데, 평소 4~5시에 자는 지라 이 부분이 문제였다. 전날 호미화방까지 걸어갔다 와 몸을 피곤하게 해서 자정 무렵 자러 누웠다. 깊이 잠들진 못했지만 그럭저럭 자고 일어나 지하철 시간을 검색. 4시 46분 차를 타면 될 것 같았다. 여유있게 일어났다고 여유 부리다 막판에 허둥지둥 뛰쳐나왔다. 그래도 넘들에게 뻐뻐하는 건 잊지 않았다.
아침은 각기 싸오기로 했다. 전날 단체방에서 아침들 잊지 마~ 라고 했다. 안 일어나던 시간에 일어나면 밥 안 먹힌다. 그래도 다들 먹는데 멀뚱히 있으면 그러려나 싶어서 김밥천국 김밥이나 하나 사가려다 차 시간이 간당간당해 커피 하나, 삼각김밥 하나 사감.
새벽 4시 46분 차인데 지하철에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여행 가는지 큰 가방을 멘 애인 한 쌍이 지하철 앞에 서 있다가, 사람들 많은 걸 보고 놀라 앉을 자리 없을까 옆 칸으로 갔다. 휴가철에 2박 3일 연휴인지라 새벽차 타고 떠나는 사람들이 많은 듯. 앉은 자리는 거의 다 차 있었다. 그래도 한 자리 남아 앉아 왔다.
혹시 몰라 모자를 챙겼다. 그런데 기분이 이상했다. 왠지 잃어버릴 것 같았다. 바보야! 그럼 더 잘 챙겼어야지!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가방에 모자를 매달았는데, 2호선에서 내릴 때 고리가 빠져 있었다. 고리를 단단히 하고 내려서 1호선을 타고 보니 모자가 없었다.. 바보야!!!!!!!!!!! 처음 덜렁거리는 걸 봤을 때 가방 안에 처 넣었어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잃어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면 잘 챙기거나 놓고 가자. 이런 생각 종종 하는데... 이상하게 안 지켜. 미래란 알 수 없는 거니까. 앞으론 예감을 신용하기로.
청량리 도착. 정명이가 아슬아슬하게 오긴 했어도 무사히 기차에 타고 출발! 꺄- >_<
그런데, 얼라, ㄴㄹ는 원래 아침 안 먹는다고 안 싸오고, ㅈㅁ이는 아침 사올 여유 없어 못 사오고, 나만 사왔다; 나도 안 먹는데;;;
가방 안에서 찌그러질까 신경 쓰여 결국 꺼내서 먹어 치우기로 함. ㅈㅁ이 한 입만 달라고 해서 줌. ㅋㅋ
ㅈㅁ이 다 주지 말고 한 입만 도와달라고 해서 한 입 먹음. 뭐, 이런 소소한 일들. ^^
태백 도착
무궁화 호를 타고 약 4시간 만에 태백에 도착했다. 꺄호-
일단 숙소를 잡아야 했다. 별 생각 없이 눈에 띈 궁궐 모양 모텔을 보고 “저기서 잘까?” 하니 누리와 정명이 ‘빵’ 터졌다. 1박 2일 내내 소소한 일로 참 많이 웃었다. ^^
어느 모텔이 좋을까 하다가, 누리 말이 태백에 괜찮은 모텔이 없는 것 같다며 처음에 검색한 꿈모텔에 가자고 했다. 꿈모텔은 태백 관광지 중 하나인 낙동강 발원지 향지연못 바로 앞에 있다고. 그래서 향지연못으로 출발~
태백역에서 향지연못은 약 700m로 걸어갈 거리였다. 가다 보니 태백 맛집 검색에서 나왔던 맛나 분식이 보였다. 일단 거기서 점심을 때리기로. 분식점치고 특이하게 입식이 아닌 좌식이었다.
ㄴㄹ : 나 군산 갔을 때도 첫 끼는 분식이었는데.... 거기도 30년 전통이었음.
나 : 혹시 전국 각지에 30년 전통 체인점이 있다든지...
이런 잡담을 나누며 유명하다는 쫄면, 비빔만두, 김밥을 시켰다. 쫄면은 듣던 대로 양념장이 특이했다. 초고추장 느낌보다는 순댓국같은 데에 넣어먹는 고추가루 양념장 같았다. 산뜻하니 맛있었다.
비빔만두는 군만두 위에 양파, 당근 채 썰어 넣은 초고추장 느낌의 양념을 얹은 건데 쫄면 양념과는 또 달랐다.
김밥은 얇은 김밥 두 줄로 평범했지만 딸려 나온 유부국이 엄청 시원하고 맛있었다.
음식 사진도 한 번만 더 생각하며 성의있게 찍어야지, 이거야, 원;;;
숙소를 잡쟈~
분식점을 나와 편의점에서 캔커피를 때리며 잠시 나른하게 쉬다가 꿈모텔에 갔다. 주인아주머니가 3층에 있다며 전화번호를 남겨 놓았다. 이거 나름 아이디어더라. 코팅한 종이 묶음에 각 현재 있는 층과 전화번호를 적은 것.
지하1층에 있습니다. 전화 번호 010-****-****
2층에 있습니다. 전화 번호 010-****-****
이렇게 해 놓았더라능. 전화해서 방 보러 왔다고 했다. 내려온다고 하는데 감감무소식. 여기서 일하는 아저씨인지가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는데 뭔가 찜찜했다. 친절하다기보다는 느끼했달까? 기분이 좋지 않아진 우리는 그냥 나와 다른 모텔을 찾아갔다. 잠시 후 아주머니가 전화. 기다려도 안 와서 그냥 나왔다고 설명. 아주머니는 마음 상한 듯 했지만... 우린 그 아저씨가 영 걸려서 거기 있기 싫었다.
좀 더 한적한 곳에 모텔 두 개가 보였다. 오른쪽은 알프스, 왼쪽은 까묵; 정명이 왼쪽이 마음에 든다고 해서 갔다. 우왕- 방 다 찼고, 5시에나 체크인 할 수 있고, 짐도 못 맡아준대.
그래서 그냥 나왔다.
나 : 헐... 모텔들도 다 찼나보네?
누리 : 이러다 꿈모텔 다시 가게 되는 거 아냐?
나 : 으악;;;
하며 옆에 있던 알프스 모텔로 들어감. 방문들이 다 열려 있는 걸로 보아 빈방이 많았다. 침대방으로 달라고 이야기. 침대에서 누리, 정명이 자고 내가 바닥에서 자기로.
방값은 7만원인데 1인 추가라 80,000원. 펜션은 10만원은 넘으니까 펜션보다 싸고, 방도 크고 깨끗하고 괜찮아서 여기 있기로.
와이파이도 잘 잡히고, 멀티탭도 긴 게 있었다. 일부러 멀티탭 챙겨갔었는데... 좋네. 방 알려준 아주머니도 부담스럽지 않게 친절했다.
살짝 더웠지만 에어컨을 틀 정도는 아니었고, 열린 창문으로 간간이 부는 바람이 좋았다.
방에서 한없이 한적하고 나른한 시간을 보내며, 잡다한 그림을 두 점 그렸다. (2015.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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