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여행 #1 - 진짜 가자!
태백여행 #2 - 태백이답!
태백여행 #5 - 먹고 그리고(현재글)
물닭갈비를 칭송하라
이번에는 버스를 타기로 했는데 정류장에 붙어 있는 시간표가 알아보기 어려웠다. 매표소에 가서 버스 언제 오나 물어보니 보기 편한 시간표를 보여주더라. 직원도 원래 시간표가 어려워서 쉽게 만들어 놓은 거라고 설명.
20분 정도 기다려 버스가 왔다. 이 버스가 맞나 물으니 이 버스 하나 뿐이라고.
서울 교통카드도 태백에서 사용 가능하다고 들어 먼저 올라 버스카드를 대었다. ㅈㅁ의 티머니는 안 되었다. 내가 바보였다. ㄴㄹ가 공금을 관리하니 ㄴㄹ가 버스카드를 대고 "3명이요." 하면 되는데, 바부. 암튼 ㄴㄹ가 ㅈㅁ 것도 결재하려는데 아저씨가 손을 치며 뒷사람부터, 라고 했다. 왜 손을 침?
나는 이미 자리에 앉았던 터라 상황을 못 봤고, 아저씨는 자꾸 돈 내라고 하고, ㅈㅁ은 현찰을 찾느라 시간이 걸리기에 가서 내가 한 번 더 찍었고, 나중에 상황을 들었다. 에고...
저녁으로는 물닭갈비를 먹기로 했다. 국물있는 닭갈비려니 하고 큰 기대는 없었다. 태백 사람들에게도 유명하다는 김서방 물닭갈비집에 가서 닭갈비 2인분, 쫄면, 당면 사리를 시켰다.
국물을 자작하게 해 닭고기와 미나리와 파가 있었다. 양배추, 감자, 고구마가 들어가지 않아 춘천 닭갈비랑 맛이 다르고, 담백해서 닭볶음탕과도 또 다른 맛이었다. 크게 이렇다 할 맛은 아니었지만 괜찮았다. 마지막에는 밥을 볶아 흡입. 맥주도 두 병을 마심. 에헤헤
싹 먹어치움. ^^
그림 그리고 싶어!
맥주 2병에 셋이 배 터지게 먹었는데도 24,000원인가 그랬다. 가격도 착하고, 음식도 좋았다. 맛난 음식으로 배를 채운 건 좋은데 그림을 못 그렸다!
비님 때문에 해바라기를 보러 못 갔고, 용연동굴은 주저앉아 그림을 그릴 곳이 못 되었다. 스케치 여행을 와서 그림을 못 그리다니?
뭐라도 그려야 한다! 다행히 아직 해가 떨어지지 않은 지라 숙소 앞 향지연못에 갔다. 도심 속 낙동강 발원지다. 호수 진짜 작다. 이렇게 작은 호수에서 끊임없이 지하수가 솟아 낙동강 발원지점이라는 건 참으로 신기한 일이지만, 공원 자체는 그냥 나무와 꽃이 있는 자그마한 도심 속 공원으로 마땅히 그리고픈 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도 주저앉아 향지 연못을 그리려는데 또 비님이 왔다. 아흑- 철수!
낙동강 발원지. 이 작은 곳에서 시작한 물이 낙동강이 되어 흐른다.
편의점에 들러 아침에 먹을 커피, 요구르트, 사과, 바나나, 맥주를 사들고 숙소로. 숙소에서 맥주를 따 사진을 참고해 마저 그림을 그렸다.
집에 와서 보니 명암이 너무 없어 포토샵에서 보정. 포토샵이란 좋은 것이다. ^^
막연히 구상한 그림과 완전히 다르게 나와 살짝 상심했는데
ㄴㄹ와 ㅈㅁ이 느낌 좋다고 해서 위안을 받았다.
좀 더 정밀하게 그리고 싶었거든...
근데 다시 보니.. 괜춘한 듯. 헤헤 ^^
낮에 보고 사진 찍어뒀던 황지동 성당
누가 그러는데 술꾼에게 카드를 맡기는 건 고양이에게 생선가게 맡기는 격이래.
숙소에서 쉬다가 앞에 보였던 맥주집에 가기로 했는데 다들 늘어졌다. 그냥 숙소에서 남은 시간을 보내기로 하고 ㄴㄹ에게 카드를 얻어 ㅈㅁ과 나가 맥주와 안주를 더 사왔다.
일단 ㄴㄹ가 사오라고 한 스트링 치즈를 고르고, 노래방용 커다란 마른 안주 꾸이꾸이와 어포 류 중 뭘 살까 고민. 무슨 일이든 해답을 갖고 있는(응?;;) ㄴㄹ에게 사진 찍어 보내 물어보니 둘 다 사라고 했다. 옹, 울 ㄴㄹ 통 크네.
문제는 술. 맥주는 배부르고, 순하리 한 병 사서 반 병씩 나눠 마시기는 아쉽고, 한 병씩은 과하고. 해서 고민 끝에 순하리 한 병을 나눠 마시고 각기 맥주 한 캔 씩 마시기로. ... 그러나 내가 2/3을 마셨다;;; ㄴㄹ 몫은 아이싱.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골라 계산대에 가니 35,000원이 나왔다. *두두둥*
배 터지게 먹은 저녁이 24,000원이었는데, 술과 마른 안주류가 35,000원. 으아;;;;;;;
숙소로 돌아가니 ㄴㄹ에게 "도대체 뭘 샀기에 35,000원이야?" 라는 너무나도 당연한; 질문을 받았다. 영수증을 확인하니 주범은 하겐다즈였다. 무려 만 원! *두둥*
나는 안 먹어봐서 가격을 몰랐고, ㅈㅁ은 할인 할 때만 샀었다고. 비쌌으나 비싼 값을 했으니 어마막지하게 맛있었다.
“오 나의 귀신님” 본방을 틀어놓고 사진 찍어온 걸 바탕으로 그림을 그리는데 간접 조명이라 눈이 피로했다. 화장실 불을 켜놓고 문을 여니 그나마 나았다. ㅈㅁ이 다음에 휴대용 조명을 가져오겠다고 했다.
이후 국내여행을 다니며 반드시 조명을 확인했다.
ㅈㅁ이도 한 점 그렸는데 역시 프로... 연필로 명암을 넣고 수채를 입혔는데 느낌 좋았다.
“오 나의 귀신님”은 진짜 잘 만들었다. 이번 여행에서 ㄴㄹ 표현력에 감탄했는데, 이를테면 “오 나의 귀신님”은 ‘짠단짠단’을 잘 한다고 했다. 코믹한 상황/인물과 진지한 상황/인물 교차를 적절하게 잘 한다는 뜻.
ㄴㄹ는 텔레비전 볼 때 리액션도 풍부했다. 위기 상황에서는 “아, 어떡해~~” 하며 몸을 웅크리고, 재밌는 장면에서는 박장대소를 한다. 같이 보니 재밌었다.
자정 무렵 잠이 들었다. (15.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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