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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여행 #4 - 용연동굴(현재글)
용연동굴
용연동굴과 구문소 중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 용연동굴로 낙찰.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있는 동굴이라고. 택시를 타고 동굴 앞 매표소로.
어머, 광복 70주년 기념으로 오늘은 다 무료래. 기차처럼 세 차량을 이은 셔틀 버스를 타고 용연동굴로.
3시 55분에 도착했는데 셔틀 버스 출발 시간은 4시였다. 5분 전에 도착했으니 운이 좋았다. 산길을 오르는데, 어머어머 세상에, 소나무들이.... 구불구불 돌아 오르는데도 한도 끝도 없이 뻗어있었다. 수십 미터는 되는 나무들을 보자 경이로웠다. 몇 살일까? 500년은 넘었겠지? 우리나라 원시림이 거의 사라져 얼마 남지 않았다는데 여기는 아직 원시림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소나무였지 싶은데 지금은 확신이 안 선다.
우리 앞에 앉은 아주머니가 해바라기 축제 다녀왔는데 해바라기가 별로 없었다고. 코스모스는 많았다고 했다. 가물어 그렇다며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고 했다. 오, 가면 무료인가!
해바라기 꽃밭이 보고 싶었다. 너무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가면 괜찮을 것 같았다. 코스모스도 좋지!
안전모를 쓰고 동굴에 들어갔다. 동굴 안은 11도로 서늘하다는 말에 준비해 간 긴팔을 꺼냈다.
동굴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뭔가 신비롭고, 경이롭고, 아름답고 막 그럴 것 같아서. 철제 계단을 만들어 놓아 계단만 따라가면 되었고, 곳곳에 비상사태를 대비한 전화기와 조명이 있었다. 조금 특이한 동굴 벽은 이름을 붙여놓기도 했다. 어떤 건 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 바로 이해가 안 갔지만 피사의 사탑이나 죠스 머리는 제법 그럴싸했다. 키스는 왜 키스인지 알아보는데 오래 걸렸다. ㅈㅁ이랑 ㄴㄹ가 설명해줘서 겨우 보였다. 저걸 보고 이름을 붙인 사람들 참 대단하다.
우린 사진도 많이 찍고 하느라 차츰 다른 사람들과 멀어졌다.
처음에는 600m라는 말에 너무 작을까 걱정했다. 만끽하고 싶었거든. 그런데 그렇게 짧지 않았다. 그리고 안절모는 필수였다. 돌아오는 길에 낮은 곳들이 있어 허리를 숙이고 오리걸음을 해야 했다. 그런데 아, ㄴㄹ가, ㄴㄹ가, ㄴㄹ가 끝없이 부딪쳤다.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ㄹ야, 그만 부딪쳐.
ㄴㄹ : 내가 키가 커서 그래.
우리 중에 제일 침착하고 일 잘하는 줄 알았던 ㄴㄹ가 의외로 허당이었다. ㄴㄹ는 동굴을 나와서도 안절모에 부딪치던 끼긱 소리가 들린다고 했다. 안절모 안에서 울리니 소리가 더 크게 들렸겠지.
매표소 직원이 나올 때는 덥다더니 과연 그랬다. 오리걸음을 해서 그런가보다. ㅋㅋ
집에 돌아와 아우끙에게 이 이야기를 해주었다.
나 : 침착한 줄 알았던 ㄴㄹ에게 그런 허당끼가! 계속 부딪치는 거야.
아우끙 : 누리 누나는 키가 크잖아.
... 머, 머지, 두 사람이 같은 말을 하니 갑자기 설득력이 확 생기네;;
나 : 거기서 거기지.
아우끙 : (혀 차듯) 아니거등.
.... 아닌가;;;
여기서 사진을 진짜 100장은 찍은 것 같다. 잘 찍지 못하니 일단 닥치는 대로 찍게 되어서 나중에 고를 때 엄청 애먹는다. ㅋ
언제 쌓은 걸까?
계단을 만들어 관광지로 만드는 공사 전에 쌓은 거면 공사할 때 무너졌을 테고...
그 뒤 오가는 사람들이 돌을 쌓았나?
그런데 그렇게 돌 쌓고 할 분위기는 아닌 것도 같고... 흐음...
(15.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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