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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일기

수채 스케치북을 다 썼다 - 23.08.13.

by 운가연 2023. 8. 16.

호미화방에서 산, 초심자용 수채 스케치북

15.08.13에 샀다. 12장인데 5장 밖에 안남아있다.

붓터치 연습한 건 버렸나 보다.

날짜나 홍대 호미화방에서 산 걸로 보아, 취미 미술학원 다닐 때 인 것 같다.

너무 좋은 선생님을 만났고 많이 배웠고 그림도 늘었다고 느꼈는데 제대로 인사를 못하고 그만둔 게 지금도 마음에 걸린다.

 

20년 10월 18일. 수채화.

온라인에서 수채화 캘리그래피 강좌를 들을 때 만든 것.

 

23.08.12. 아크릴

유튜브에서 칫솔로 고양이 그리기, 를 보고 그린 것.

 

출처는 여기 : https://www.youtube.com/watch?v=QsRYnqMOV2Q&t=10s 

새로운 기법을 배우는 건, 즐거운 일이다.

특히 그림이 막히고 잘 되지 않을 때는 새로운 도구를 사거나 기법을 익히는 게 도움이 된다.

다만 새로운 기법, 새 도구는 확장이지 성장이 아니다.

자칫 오늘도 한 점 그렸어, 새로운 걸 배웠어, 라는 자기 만족의 함정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체능은 꾸준히, 성실히 한다고 늘지 않는다.

기법을 바꿔도 한계는 그대로다.

수채화로 그릴 때 어려웠던 부분은 칫솔로 그려도 어렵더라.

다만 털을 빠르게 심을 수 있는 요령을 배운 건 좋았다.

 

23.08.13. 이 스케치북의 마지막 그림. 아크릴.

출처는 여기 https://www.youtube.com/watch?v=xL38iYBCpFs 

너무 보고 그대로 그리지 않으려고 한 번 본 뒤 내 나름 응용해봤는데, 영상처럼 밝은 톤으로 할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진한 톤으로 하니 기구를 덧칠해도 하늘색이 묻어나더라고.

 

만발한 꽃을 쉽게 그릴 방법을 배운 건 큰 성과.

 

12장 짜리 스케치북 다 쓰는데 8년 걸렸다. 대단하군, 나 자신. ...

책 좋아하는 사람은 평생 다 못 읽을 책을 책장에 꽂아두듯

그림 그리는 사람도 도구 다 쓰기 어렵다만...

 

도구를 다 쓰는 순간의 짜릿함을 좋아한다.

때로 이 스케치북을 다 써야지, 이 클리어 파일을 다 채워야지, 가

나태해지려는 나를 채찍질하는 좋은 계기가 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