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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가을 수원 3회차] #5. 화성행궁, 무월

by 운가연 2023. 11. 29.

1. 정명과 합류해서 화성행궁으로 갔다.

 

입구 바깥 나무에 걸려있던 삿갓. 조명이라 밤에 보면 예쁠지 몰라도 낮에 보니 잘린 목 전시한 것 같.... *쿨럭*

 

안에 뒤주가 전시되어 있었다. 지난 번에는 못 봤던 것 같다.

 

ㅈㅁ : 왜 화성행궁에서 뒤주를 전시해? 저기서 사도세자가 죽었는데?

나 : 사도세자? 그럼 정조 아들인가?

 

화성행궁은 정조가 건축했다. 지난 6월에 왔을 때 수원화성박물관에 와서 화성행궁 건축 관련 설명도 보고, 심지어 영조와 정조의 무덤은 융릉과 건릉도 보러 갔으면서 그새 까먹은 나. ... 대단하다;;;

 

ㅈㅁ은 좋은 일도 아니었는데 굳이 뒤주를 전시한 걸 이해하지 못한 쪽. 나는 좋은 일이든 좋지 못한 일이든 전시든 기록이든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20대 초반, 도서관에 친일파 시인의 책이 있는 게 옳은가, 로 논쟁을 한 적이 있다. 상대는 친일 시인의 책을 도서관에 두면 안 된다, 였고 나는 친일을 한 시인의 존재 또한 우리의 역사고, 그 책을 도서관에서  치우는 건 손가락으로 내 눈을 가리고 하늘을 가렸다, 라고 말하는 거라고 생각한 쪽.

 

태조가 "나 말에서 떨어진 거 사관에게 말하지 마." 라고 했더니 "왕이 말에서 떨어진 걸 사관에게 말하지 말라고 했음."까지 기록한 조선왕조실록처럼... 하늘 아래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역사가 있을까. 과오 또한 기억하고 반성해 같은 일의 반복을 막아야 한달까. 개인적 생각임.

 

 

 

 

화성행궁 와본 사람은 다 알만한 나무.

 

이건 지난 6월에 그린 나무.

 

화성행궁은 준 박물관이기도 해서 주방인 수라간, 당시 쓰이던 악기 등등도 전시되어 있었다. 대장금에 나온 수라간이라는 설명이 보였다.

 

ㅈㅁ : 여기서 대장금 촬영했나?

나 : 아닐 걸? 그런 장소는 보통 드라마 한 장면 출력해서 걸어놓던데?

 

집에 와서 검색해 보니, 수라간은 촬영하지 않았어도 - 예시로 만들어둔 지라 좁음 - 화성행궁에서는 촬영한 적 있다고.

 

여담인데, 이 전에 혼자 그림 그릴 때 방화수류정(용연)에서 혼자 그림 그릴 때 사람 셋이 서로 나누는 이야기가 얼핏 들렸다. 화성 짓는데 사람 몇 명이나 동원됐을까? 얼마나 걸렸을까? 그걸 누가 아냐. 기록 없지. 사람 엄청 죽어나갔을 걸? 등등의 대화가 들렸었다. 이건 또 작년에 수원화성박물관에서 본 기억이 났다. 동원된 사람 숫자, 사람이 다치지 않도록 엄청 신경 쓴 기록, 공사 기간 등등이 꽤 세세히 남은 문서가 있다는 것. 박물관 바로 근처에 있는데 본인이 찾아보지 않고 모르는 걸 기록 없다고 하지 맙시다, 라고 생각해 놓고, 나도 덮어놓고;;; "아닐 걸?" 함. ...

나란 인간. ...

 

관람객을 상대로 설명하는 해설사 모습이 보였다. 얼핏 화재 어쩌고 하는 내용이 들렸다. ㅈㅁ이 숙소에서 검색해보니, 수차례 화재 사건이 있었다고. 그중 한 번은 수원화성 갈대밭에서, 중학생이 핸드폰을 떨어뜨려서 어둠 속에서 찾기 힘들어 갈대밭을 태워서 *쿨럭* 찾으려고 했던 거라고 *쿨럭*

집에 와서 검색해 봤는데 나는 못 찾았네.

 

양부일구. 세종 때 만든 해시계

 

악기. 편종.

 

가운데에 있는 악기가 수공후. 연주법은 소실되었다고.

 

왕이 앉는 자리. 옥좌.

 

화성행궁 앞 조형물

 

2. 무월에 갔다.

 

어젯밤에 지나가며 본 주점인데 엄청난 맛집의 기운이 느껴졌었다.

바깥에 종이 메뉴판이 있었다.

들어가니 매니저(?)가 예약했는지 물었다. 아니라고 하니 우리 가게 알고 왔는지 물었다. 아니라고 하니 비예약자는 빈 좌석 중 앉아야 하는데 괜찮은지 물었다. 상관없다고 대답했다.

 

.... 예약자 아니면 못 올 곳이면 바깥에 메뉴판을 왜 두지? 조금 당황했고, 가게 모르고 그냥 들어왔다는 말에 좀 마음 상한(?) 느낌적 느낌이 들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기분 탓일 수도 있다.;;;;;

 

언제부턴가 과하게 구는 손님들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보는데, 그에 견주면 가뭄에 콩 나듯 하지만, 자기 가게와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넘치는 사람은, 손님에게 거만(...;;;;)하게 대하는 경우가 있다. 두어 번 겪어 봄.

여기는 그런 곳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ㅠ 라고 생각하며 일단 들어감.

내부는 무드 등. 분위기도 좋았고 음식도 맛있었고 종업원도 친절했다!

 

나중에 알았는데 앞에 그린 그림에 있던 초승달 모양 간판, 여기 거였다.

너 이름 뭐였지? 자몽 칵테일이었나?

 

나는 맛나게 먹었지만 단술을 싫어하는 ㅈㅁ. 독도 소주를 시킴.

 

가리비조개탕.

 

우린 더 이상 음식에 내숭을 떨지 않았다.

 

ㅈㅁ : 난 가리비 안 좋아해.

나 : 난 좋아하는데!

 

그래서 ㅈㅁ은 좋아하는 백합 위주로, 나는 가리비 다 먹음. 꺄하하하하하하하

계속 건져먹어도 조개가 계속 나왔다. 어패류를 즐기는 내게 행복했던 안주.

신선해서 맛있었고 국물도 진했다.

 

두 번째 안주는 육회. 난 육회 맛 잘 모름.;;

 

ㅈㅁ : 저번에 ㄴㄹ랑 셋이 갔던 집은 육회 자체가 맛있었고, 여긴 고기 자체의 맛으로 승부하네. 방향이 다르지만 여기도 괜찮다.

 

육회를 좋아하는 ㅈㅁ에게 흡족했던 모양.

행복했다니 다행이야.

 

숙소 가던 골목길

 

첫째 날 정리

 

배부르게 먹고 마시고 나와서 화성행궁 야경을 감상하며 좀 걷다가 숙소로. (23.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