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17년에 쓴 여행기를 올린다.
1. 새벽 6시에 일어났다.
거울을 보니 얼굴이 팅팅 붓고 퀭했다. 뭐지, 이 상극은?;
7시 반경 집을 나섰다. 오전에 집을 나서자 늘 다니던 길이 낯설게 느껴졌다. 차 소리는 더 크게 울려 퍼지는 듯했고, 공기는 더 맑았다. 출근하는 사람들, 교복을 입은 채 마을 버스를 기다리는 학생을 지나 지하철로 내려갔다.
정신을 어디다 두는지, 한 정거장 빨리 내렸다가 도로 탐.;; 8시 약속이었는데 20분 늦게 고속터미널에 도착했다. 대기의자에서 졸던 ㄴㄹ가 날 보고 힘없이 인사했다. 제대로 못 잤다고.
우등고속버스를 마지막으로 탄 게 언제더라. 아버지와 시골에 갈 때는 자동차로 갔다. KTX는 몇 번 탔지만 고속버스는 진짜 100만 년 만이었다. 좌석은 넓고 편했고, 우리 뒷좌석이 비어 있어서 의자를 마음껏 젖힐 수 있었다. ㄴㄹ도 나도, 그대로 기절했다.
휴게소에서 잠시 깼지만 내리기 귀찮아 그대로 앉아 있었다. 이 뒤 잠이 들지 않아 잠시 멍 때리며 창밖 풍경을 보았다. 서울은 우리나라 최고의 대도시다. 도시를 빠져나오자 아직 앙상한 가로수들 너머 농가들이 있었고, 멀리 산이 보였다.
한 번 깬 뒤 다시 잠이 들지 않아 낙서를 좀 했는데 머리가 멍해지며 괴로워졌다. 혹시나 하는 기대에 눈을 감았다. 다행히 도로 잠들었다.
그리고 통영에 도착했다! 햇살은 따가웠고, 바람은 차가웠다. 고속버스 터미널 앞이다 보니 대부분 우리처럼 여행객이었다. 나도 다른 사람들과 섞여 터미널 앞 관광안내소에서 지도를 챙겼다.
ㄴㄹ : 자고 일어나니 통영이네.
나 : 그러네!
버스에서 잔 덕에 피로는 거의 사라져 있었다. 우린 목적지인 카리브 리조트로 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오래 기다리지 않아 141번이 왔다.
세상에, 통영은 어느새 봄이었다. 버스를 타고 오며 본 가로수들은 아직 새잎도 돋지 않았는데 거리가 온통 벚꽃이었다. 벚꽃, 매화, 살구꽃, 나중에 봤지만 앵두꽃도 비슷하다. 그래도 다 벚꽃이겠지. 가로수에 과실나무를 심으면 열매 때문에 복잡해지니.
집에 매화나무와 살구나무가 있는데 두 꽃이 구분이 되지 않았다. 인터넷 검색을 해서 세 꽃을 구분하는 방법을 찾았다.
매화는 5개의 꽃받침이 꽃을 감싸고 꽃술이 길고 많다.
살구꽂은 꽃받침이 뒤로 젖혀 있고, 꽃술이 매화보다 짧고 적다.
벚꽃은 수술이 매화보다 작고 꽃자루가 길다.
그러니까, 꽃받침이 꽃을 감쌌으면 매화, 꽃받침이 뒤로 젖혀 있으면 살구꽃, 꽃자루가 길면 벚꽃인 듯.
이걸 기억할 수 있을까. ㅋㅋ
거리에는 아직 잎이 나지 않은, 기둥은 굵은데 얇은 가지들이 잔뜩 난 나무가 있었다. 저건 뭔가, 하다가 나중에 비슷한 나무에 적힌 팻말을 보니 은행나무였다. 오... 은행이었나.
벚나무만이 아니라 야자수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야자수는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줄 알았다;;; 동백도 짙은 녹색 잎들 사이에서 유독 붉은 꽃들을 피우고 있었다.
넋 놓고 창밖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말했다. “바다네!”
시외버스를 타고 가는데 바다가 보였다. 한 쪽은 아파트, 다른 쪽은 바다. 와아- 자그마하게 바다가 보였다. 내 앞에는 보기만 해도 예쁜 커플이 앉았는데, 둘 다 바다를 보며 좋아했다. 아이고, 부러워라. ㅋㅋ
“오른쪽을 봐.”
ㄴㄹ가 말했다. 오른쪽을 보니 커다랗게 바다가 펼쳐졌다. 곧 사라지고 평범한 시내 풍경이 나왔지만, 길가를 가득 메운 벚꽃들 덕에 숙소까지 가는 40분이 4분처럼 지나갔다. 통영은 봄이 빠르구나. 벌써 벚꽃이라니... 여행 내내 벚꽃은 정말 실컷 봤다.
한려수도 케이블 카를 타는 곳에서 관광객들이 모두 내렸다. 버스에는 우리 둘만 남았다. 조금 더 가서 유람선 터미널 역에서 우리도 내렸다. 빈 버스가 떠났다.
버스 정류장에서 카리브 리조트는 5분 거리였다. 오, 숙소 잘 잡았다. ^^
3시 입실이라 가방을 맡기고 나와 무작정 걸었다. 슬슬 밥 시간이 되어 갔다. 김밥 사다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먹어도 좋을 것 같았다.
그냥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김밥 사놓고 먹어도 좋을 것 같았다. 일단 바다를 따라 멍하니 걸었다. 살짝 흐리긴 했지만 이 정도면 충분했다.
이 때가 아마 1시 반쯤이었나 싶었다. 점심을 먹긴 먹어야 했다. 케이블 카 타는 곳 앞에 노점삼들이 있으니 한 번 가보기로 했다. 가는 길에 ‘루지 맛집’이라는 분식점이 보였다.
좋아, 저기서 점심을 때리자!
식당에 들어가 거한 음식을 먹을 기분은 아니고, 둘 다 분식이 땡겼는데 잘 되었다 싶었다. 메뉴는 잠시 고민했다.
충무김밥이 통영에서 유명한 음식이라는 건 이번에 알았다. 다들 알다시피 충무김밥은 속을 넣지 않는다. 김도 구운 김이 아닌 보통 김. 한 입에 넣을 만큼 자그마하다. 그런 김밥에 큼직한 무김치, 오징어, 어묵을 버무린 반찬이 나오는 게 전부. 사실 일반 김밥보다 크게 비쌀 음식은 아니다. ... 그런데 비싸다. ㄴㄹ가 전에 통영에 왔을 때 충무김밥을 먹었는데, 너무 비쌌다고 했다.
일단 굴라면을 골랐다. 라면에는 밥이 필요하다. 충무김밥은 5천 원이었다. 사실 맨밥, 김, 김치에 5천원은 좀;;; 기왕 여기까지 왔는데, 5천 원이면 아주 비싼 건 아니지, 공기밥 시키느니, 등등의 이유로 충무김밥을 시켰다. 충무김밥이 먼저 나왔다. 역시;; 5천원에 먹을 음식인가 싶었;;; 맛이 없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충무김밥은 뱃일을 하던 남편에게 부인이 쉬지 않게 먹도록 속이 없는 김밥에 반찬을 싸둔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당시 통영 지명이 충무였다고. 충무시와 통영군이 1955년에 통영시로 통합된 것이다. 충무김밥의 유래는 이 설이 가장 유명한 듯 하고 다른 설도 있다. 충무김밥은 ‘국풍81’이라는 행사에서 한 할머니가 팔았는데, 그때 매스컴을 타며 유명해졌다고.
국풍81은 “1981년 5월 28일부터 6월 1일까지 전두환 정부가 민족문화의 계승과 대학생들의 국학에 대한 관심 고취라는 명분 아래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주최한 관제적 성격의 문화축제”라고 한다. (출처 두산백과) 행사는 쿠데타로 집권한 정부가 국민의 불신을 무마하기 위해 계획한 눈가리개용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출처 두산백과)
이어 굴라면이 나왔다. 캠핑용 냄비에 뚜껑까지 그대로. 오, 나름 재밌는데? 하고 뚜껑을 연 순간 조금 당황했다.
뭐지, 이 모양새는? 일단 먹었다. 면은 꼬들꼬들했고, 계란은 완전히 풀었다. 나는 이런 국물 좋아하고, ㄴㄹ는 별로인데.... 맛있었다. 라면 본연의 맛이 살아있다고 할까?
나 : 내가 끓인 라면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ㄹ : 맞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음식점에서 나오는 라면 같지가 않았다; 진짜 그냥 라면에 파, 계란, 굴이 들어간 건데. 굴의 양은 적지 않았지만..... 뭔가 7천 원을 내고 먹을 라면 같지는 않았다. 아, 뭐지? 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굴 들어갔으면 7천 원 해도 비싼 건 아냐. 근데 뭔가, 그냥, 너무, 내가 끓인 라면 같았어. ㅋㅋㅋ
즐겁게 먹고 나와 케이블카 쪽으로 갔는데 사람이 없었다.
ㄴㄹ : 전에는 2시간 기다렸는데......
ㄴㄹ는 전에 2시간을 기다리고 탔는데 날이 흐려 제대로 관람도 못한 아픈 기억이 있었고, 나는 설악산 케이블카 건설 반대 서명을 했던 지라 굳이 케이블카를 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일단 왔고, 줄 설 필요도 없이 바로 입장 가능하고, 달리 할 일도 없고;;; 해서 그냥 타기로 했다. 내가 케이블카를.... 타 본 적이 있나? 아주 어릴 때 타 봤을까?;;;
케이블카는 멀리서 보면 ㄴㄹ 표현을 빌려 작은 무당벌레처럼 생겼다. 한 곤돌라에 8인이 탈 수 있는데, 대기가 길지 않아서인지 8인을 꽉 채우지는 않았다. 우린 여행 온 커플과 함께 탔다.
초반에는 그다지 높지 않았다. 보통 산 높이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보니까, 나무가 그냥 숲으로 보이기 마련. 이 정도 가까이에서 나무를 내려다보는 게 너무 신기했다. 뾰족뾰족한 전나무(맞겠지?;;;)들을 보며 한참을 갔다. 중간에 거치대(?)를 한 번 거치기도 했다. 그때 덜컹거리는데 살짝 무섭다.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는 미륵산 정상까지 한 번에 올라가게 한다. 우린 미륵산에 올랐다. 나무 계단으로 잘 만들어 놓아 오르기 어렵지 않았다. 올라가다 보니 얇은 바위를 깨 첨성대, 거북선 모양을 만들어 놨는데 첨성대가 대박이었다. 무언가 새로 만드는 분들이 보였다. 뭔지 물어보려다 일하는 데 방해될까 그냥 지나쳤다. 다음에 오면 새로운 게 있을 듯하다.
그리고 전망대에 올랐다. 각 전망대마다 이름이 있었는데 까먹;;; 경치 보느라 정줄을 놓아서;;;
그래, 이거야! 이걸 기대했어!
높은 건물이 따닥따닥한 곳에서 살다가 숲, 바다가 한 눈에 보이는 탁 트인 곳에 오자 너무 기분이 좋았다. 짙은 녹색으로 가득한 낮은 산들, 바다, 흰 선을 길에 늘어뜨리며 지나가는 배, 그 너머 섬들……. 우리가 토요일에 가서 파란만장한 일들을 겪을 한산도도 보였다. 이때는 아직 몰랐지. 깔깔-
나는 미친 듯이 사진을 찍었다.
너무 좋아, 오길 잘했어, 정말 너무 좋아, 를 연발하며 한참을 풍경에 취했다.
직전에 마음이 어지러운 일이 있었다. 이렇게 했다면, 저렇게 했다면, 좀 더 설명했다면, 이야기를 더 들어봤다면. 한 번 일이 생기면 곱씹는 버릇이 있었고, 오래 고생한 작업이라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는 일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받아들였으면서도 수많은 생각이 몰아쳤다. (이때 무슨 작업을 가지고 고민했는지 지금은 기억할 수 없다. 당시 일기를 뒤지면 알겠지만 뭐 그렇게까지. ㅋ)
옥탑방에서 혼자 살던 어느 날, 의자가 망가졌다. 등받이가 둘로 나뉘어 있는 의자였는데 하나가 부러져 버렸다. 나는 남은 하나를 90도로 꺾고 다 해진 베개를 등받이 삼아 그 의자를 썼다. 작업실과 침실을 분리하는 곳으로 가며 그 의자를 버렸다. 10년 이상 쓴 의자였다. 이사한 뒤 중고가구점에서 새 컴퓨터 의자를 샀다. 망가진 의자는 사진을 찍어 두었다. 언젠가 내가 성공하면 나 한때 이 의자를 썼어요, 하고 올려야지.
다시 이사를 하고, 1년이 지난 며칠 전 의자의 왼쪽 손잡이가 떨어졌다.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또 사진 찍어 두지 뭐. (이 뒤 어느 날인가, 성공하면 사지 말고 사면 성공한 거지, 하고 대박 비싼 의자를 여차저차해서 정가보다는 많이 싸게 구한 뒤 24년 현재까지 쓰고 있다.)
돈을 많이 벌지 못해도, 꾸준히 작업물을 세상에 내보이면서, 이런저런 일들도 해 가면서, 나와 넘들 둘, 우리 셋은 그래도 먹고 살아오지 않았는가.
지금 가진 것에서 행복을 느끼라고, 주어진 것에 만족해야 인생이 편안하다는 말이 있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어떻게든 작가로서 살아남아 올해 계약도 했고, 나올 예정인 작업물도 있다.
하지만 단지 살아남는 게 아니라 그 이상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작업물을 만들어 내야 하는지……. 주어진 것에서 행복을 찾으라는 말에는 함정이 있다. 주어진 것에 만족하는 건 자칫 스스로의 인생에 한계를 긋게 된다.
한 계단 도약하고 싶다는 건 당연지사. 더 치열하게 만들어내야 한다.
적절한 반성은 인생에 도움이 되지만, 덧없는 곱씹음은 마음만 어지럽힌다. 결국 여러 고민 끝에, 미완성이던 몇 가지 작업물들을 다 중단하고, 완전히 새 작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 이게 뭐였는지 이 때 일기 뒤지면 나오겠지만 안 뒤지련다. ㅋ)
부디 이 선택이 좋은 결정이었기를 바랄 뿐.
편의점에서 맥주와 간단한 안주거리를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맥주 한 캔을 나누어 마신 뒤 ㄴ는 잠이 들었다. 나는 그림을 그리고 오늘 있었던 일을 기록해 두었다.
해가 져갔다. 혼자 산책을 나갔다. 바닷가 요트계류장에는 요트들이 떠 있었고, 그 옆에는 고깃배들이 묶여 있었다. 어디서 요란한 스포츠카 소리가 들린다 했더니 누가 사람 없는 광장에서 무선조종카 조종 연습을 하고 있었다. 아이고, 쪼만한 넘이 소리는 엄청 크고나.
바다를 따라 걸었다. 커다란 원형 천막 안에서 웃음소리와 사회자의 말소리가 들렸다. 돌아오며 간판을 보니 통영 세계 아트 서커스 상설 공연장이라고 했다.
언젠가 어마마마와 여행 갔을 때 서커스를 본 적이 있다. 에... 어디였드라;;; 제주도였나?;;
재미있고,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걷다 보니 통영국제음악당이 나왔다. 지금 여기서 1년에 한 번 하는 통영국제음악제를 하고 있다. ㄴㄹ는 여기 가고 싶어 했다. 그래서 ㄴㄹ는 공연 보고, 나는 혼자 놀기로 했는데, ㄴㄹ가 이리저리 표를 알아보며 고민하더니, 그냥 통영 여행에 집중하겠다고 했던 것.
연습을 하다 나오는지, 혹은 공연이 있었는지 커다란 악기 가방을 든 사람들이 지나갔다. 나는 하늘을 봤다. 새끼 손톱만한 달이 걸려 있었다. 달, 예쁘다....... 서울 하늘이 맑지는 않다고 해도 서울이라고 달을 보지 못할 건 아닌데, 만날 땅만 보고 걷느라 하늘을 못본다.
이번에는 바다쪽이 아닌 건너편에서 걸었다. 벚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새파란 밤하늘 아래 짙은 분홍색 벚꽃들. 보기만 해도 취할 것 같았다.
통영 전통 공예관도 보였다. 나중에 알았는데 통영이 12공방으로 유명해 왕에게도 진상했다고. 이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하겠다.
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물을 샀다. 보통 냉장고에 생수가 들어있는데 여기는 없었다. 작은 거 살까, 큰 거 살까. 아씨, 내일 갈 곳은 어째 물이 있을 것 같은데;;;
고민하다 들고 다닐 작은 물과 큰 물을 샀다. 숙소로 돌아오는데 ㄴㄹ가 어디냐고 문자를 보내 곧 들어간다고 했다.
그리고 난 골목을 잘못 들었지;;;;
살짝 헤맸지만 무사히 숙소 도착. ㄴㄹ가 날 보더니 말했다. “아까 그거 비단가리비 부표야.”
미륵산에서 바다를 볼 때였다. 바다 위에 하얀 점들이 빼곡하게 있었다. 둘 다 저게 뭘까? 했던 것. ㄴㄹ가 깨서 텔레비전을 틀었는데 딱 그 부표 설명이 나왔다고 했다. 비단가리비를 양식하는 부표라고. 비단가리비는 얇고 둥근 조개다. 우리가 통영에서 먹은 가리비가 다 그 비단가리비였던 듯. 자라는데 2년 걸린단다. 어떻게 이렇게 마침맞게 비단가리비 설명이 나오지? 넘나 신기했다.
(나중에, 저 부표로 쓰는 스티로폼이 해양 오염에 얼마나 지대한 기여를 하는지 들었다. 빨리 대체품이 나와야 할 텐데. ㅠㅠ)
ㄴㄹ가 잠들었던 게 미안했는지 해저터널을 보러 가자고 했다. 2km 정도. 다음 날 이 거리 정도는 걷기도 했고, 우리로서는 못 걸을 거리 아니었지만 밤이고 피곤했다. 버스를 타야 했다.
잠시 고민. ㄴㄹ도 피곤해 보이고, 나도 버스까지 타고 가자니 좀 피곤한 기분이 들었다. 우린 오늘은 편하게 쉬고, 내일부터 재미난 하루를 보내기로 했다.
그리고 아까 사온 맥주와 어묵 등등을 해치웠다. 그리고 그걸로 만족할 우리가 아니지. ㅋㅋ
2차로 편의점을 털러 가서 국물 떡볶이, 맥앤치즈, 김밥 도시락을 사왔다. 리조트 1층에 있는 전자렌지에서 데우고 방으로 올라와 먹으며 박ㄹ혜 뉴스를 봤다. 새벽이면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고 했다.
구속되겠지, 되야 하는데, 하는 이야기를 나누다 잠이 들었다. (17.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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