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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도쿄/요코하마] 4. 요요기 공원, 바 로칼리, 캣 스트리트, 시부야 야경 - 24.04.28

by 운가연 2024. 6. 14.

0. 어젯밤에 신기한 걸 알았다.

 

일본에서 유튜브를 틀면 일본 광고가 나온다!

적막해서 핑계고를 틀었던 것 같은데 - 그새 가물;;; -

일본 광고가 나오더라고. 광고가 고정이 아니었어! <-- 세상사에 무지함. ㅋㅋ

 

1. 요요기 공원으로 갔다.

 

도심 속 공원으로 상당히 넓었다. 느긋하게 걸었다.

 

길 건너편에서 본 요요기 공원

 

요요기 공원 매점

 

아이스크림 등을 팔던 매점. 매점에서 군것질하며 의자에 앉아서 멍 때리면 좋았을 텐데, 너무 배가 불렀다. 흑흑-

 

 

요요기 공원의 모습을 다양하게 표현해 보고 싶었다.

 

가로수가 있는 산책로는 어떻게 해야 예쁘게 그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 밋밋하게 나와서 고심 끝에 내 만병통치약 고양이를 넣었다.

 

사진 자체게 매력이 없으면 사진을 참고로 하는 그림도 매력이 없을 수밖에 없는 걸까. 애초에 피사체가 특징이 없는 걸까, 내 사진과 그림의 문제인가. 흑흑

 

 

열 마리는 되어 보이던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사람이 보였다. 엄청나다. 보통 일이 아닐 텐데;;;

멀리 보이는 사람을 느낌을 주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건 아직도 연구 중이다.
전에는 아예 건너 뛰고 그리지 않던 그림, 그려 보려 노력하는 게 어디냐!
요요기 공원 육교(?) 위에서 그림. 치마가 나풀거려;; 좀 힘들었지만 난간이 막힌 형태라 누굴 민망하게 할 걱정은 없었다. 확실히 현장에서 그린 게 느낌이 좋은 것 같다.



육교를 지나면 작은 호수와 함께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타악기 연주하던 팀이 있었다. 이중 한 사람은 자메이카 인으로 멤버가 아니었다. 나중에 일어나며 사람들에게 자기는 자메이카에서 왔고 일본인은 친구라고, 도모다치~ 하면서 사람들과 인사하더라. 유쾌한 사람이었다.

 

자메이카인은 설사 일본 국적을 취득했더라도, 대부분 그 사람이 일본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으면 대부분 내가 일본인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지나칠 것이다.

 

이전에 다닌 해외 여행지는, 다들 내가 외국인이라는 걸 알아봤지만 일본에서는 날 외국인이라고 보는 사람이 없었다. 마치 남들은 모르는 비밀을 간직한 사람처럼, 기분 좋은 이질감을 내게 선사했다.

 

 

2. 시부야로 돌아왔다.

공중전화부스를 보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닥터후의 팬이기 때문. 파란색은 아니었지만 그려 봄.

 

3. 바 로칼리

바 로칼리 첫 번째 칵테일. 망고 베이스의 크리미한 칵테일.

 

메뉴판에 가격이 적혀 있지 않았지만 비싸리라는 생각은 했다. 여행 오면 한 번쯤 사치도 해봐야 하지 않겠어. ㅋㅋ

이런 잔 한 잔도 근사하게 그려내는 사람들도 있던데... 그림을 그리면 그릴 수록 내 한계를 느낀다.

아무래도 요즘 그림에 대해서 의기소침 모드인 것 같다.

그러나 잘 그리든 못 그리든 나는 그림을 좋아하고 그림을 그려야 하는 것이다;;;

 

각설하고.

구글맵스에서 칵테일 바를 검색했다. 이 가게에 대한 리뷰 중 시거를 피울 수 있다는 말이 있었다. 헤에, 설마 흡연 가능인가? 하고 가서, 바텐더에게 흡연 가능한지 물으니 그렇다고 해서 가방에서 주섬주섬 전자담배를 피웠다.

그동안 바텐더는 바 아래에서 뭘 꺼내려는 듯 허리를 살짝 숙이고 있다가 고개를 들었고, 내가 전자담배를 꺼낸 걸 본 순간 둘 다 웃었다.

 

바텐더는 내가 재떨이를 보고 흡연 가능한지 묻고, 가방을 드는 모습에, 흡연 구역이 싫어서 나가려는 줄 알았던 것이다. 그래서 내가 편하게 나가도록 시선을 피해줬던 것이다.

나는 바텐더의 마음을 알았고, 바텐더도 자기가 오해했음을 알았고, 우리는 웃었다.

 

아마도 10여 년 전까지는 우리나라도 실내 흡연이 가능했다. 밖에서 담배 피울 때 유독 여자는 눈총을 받기도 해서, 담배를 피우러 가던 곳이 카페였다. 술집에서 담배를 팔기도 했다. 하지만 모두 한 세기 전의 일처럼 느껴진다.

코시국 직전 다녀온 베트남 여행 이후, 실내 흡연은 처음이지 싶다.

 

전자담배로 바꾼 뒤 나도 종이 담배 냄새가 유쾌하게 느껴지지 않더라. ... 인간이 이렇게 간사하다;;;

하지만 여기는 담배 냄새가 약했다. 흡연자 기준이다.

 

바텐더는 영어를 전혀다시피 못했지만 외국인 손님들이 많은 것 같았다. 내가 있는 동안 일본인 손님은 한 명도 없었다.

둘 씩 온 손님이 둘, 나 포함 최대 다섯 명이 있었다. 한산하면서 편안한 곳이었다.

바텐더가 내게 과일 등 메인이 되는 걸 고르라는 시늉과 메뉴판을 주어서 망고를 골랐다.

잔이 굉장히 호사스러웠다. 칵테일 맛도 좋았다. 과하지 않게 달고 크리미한 칵테일이었다.

이렇게 크리미한 느낌의 칵테일은 처음 마신다.

 

첫 잔은 크리미한 걸 마셔서 두 번째 잔은 맑은 걸 마시고 싶었다. 파파고로 해결함.

이때는 파파고 앱이 있는 줄 몰랐다. 깔깔-

베트남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파파고를 깔았다.

 

오래 전 여행하면서, 언젠가 자동 번역 기술이 발전할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현실이 되었다.

 

술을 마시며 내일 도쿄 어디를 여행할지, 가이드북을 놓고 열심히 일정을 짰다.

 

나갈 때 문을 열어주더라. 뭔가 귀족적인 대접을 받는 기분이었는데, 가격을 생각한 뒤 끄덕였다.

칵테일 한 잔이 라멘 두 배였다. ㅋㅋ

 

왜곡을 해보려 했지만 망한 그림. 테이블이 둥근 것처럼 보인다. 히잉...

 

전에는 줄노트나 모눈 노트에 그림을 그리는 걸 부담스러워했다. 이번 여행에서 극복했다. 집에 있는 노트 중 가지고 나갈 만한 게 줄노트와 무선이 혼재되어 있던 거라...

 

나는 도구를 가리지 않고 막 그리는 데 로망이 있다. 어떤 종이든, 어떤 도구든 잡으면 슥샥슥샥에 대한 로망.

그래서 집에 각종 포장 종이 등을 두고 다꾸나 콜라주할 때 써먹지만, 인쇄된 이미지를 그대로 쓰는 것에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여러모로 내 한계를 느낀다.

그래도 이번에 줄노트에 그림 그리는 것에 대한 공포(?)는 극복했다.

 

나름 그림이 늘지 않는 것은 아니나,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하나, 500리 밖에 가지 못하면 어쩌나, 라는 두려움이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요즘이다.

 

4. 시부야의 밤거리

 

캣 스트리트

 

캣스트리트는 일종의 쇼핑 거리인데 대부분 문을 닫았다. 쇼핑에 큰 흥미가 없어서, 가게들이 문을 닫은 건 아쉽지 않았다. 그저 숙소에 가서, 이날 일정을 종료하는 게 아쉬워 걸어봤을 뿐.

디올 건물

 

내가 구매한 가이드북은 리얼 도쿄다. 다른 가이드북은 보지 않아서 딱히 더 좋은지 어떤 지는 알 수 없고, 나는 이번 여행 때 이 가이드북에 만족했다.

 

도쿄에 재미난 건축물들이 많다는 설명이 있었다. 다음 날 갈 생각이었지만, 숙소에 가기 아쉬운 마음에 둘러 보았다.

 

 

디올을 보고 숙소에 오다 보니, 재미난 건물들이 눈에 띄어서, 그때마다 사진을 찍었다.

 

빛을 표현하기 어려워서 검은 종이에 밝은 색으로 그리는 것, 안이한 선택일까?

미야시타 공원. 가로수에 가려져서 잘 안 보이지만.

 

도쿄에서 유명한 타워 레코드. 이십 대에 들어온 뒤부터 사실상 음악을 듣는데 귀를 놓아서;;; 가 볼 목록에 없었는데 숙소에 가는 길에 보여서 사진만 찍었다. 미야시타 공원에서도 타워 레코드가 보였었지.

숙소로 가던 길. 고가도로.

 

나는 나름대로, 전에는 못 그리던 도시를 그리기 시작한 데에서 스스로가 발전했다고 느끼지만, 늘었다고 생각하는 내 그림들도 도토리 키재기의 영역에 속하나, 싶어서 요즘 마음이 힘들다.

 

왜곡 시도했는데 바 로칼리보다 안 풀림. ㅠ

 

숙소에 오는 길에 들른 라멘집. 이자카야인 줄 알았는데 라멘집이었고, 라멘을 먹기 부담스러워 물만두, 군만두, 시켜 먹었다. 군만두는 처음 먹어보는 향신료 맛이 났다. 둘 다 너무나도 맛있었다. 

아, 라멘을 여기서 먹었어야 하는데. ㅠㅠ

 

그런데 만두만 두 번 시킨 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브 메뉴만 시킨 거잖아. ㅠ

그래서 파파고로 "낮에 라면을 먹었어요. 맛있는 음식 감사합니다." 라고 써서 보여주었다.

다행히 사장님이 웃어 주었다. (24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