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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도쿄/요코하마] 5 - 요코하마 : 미나토미에루오카 공원, 야마시타 공원, 차이나 타운

by 운가연 2024. 7. 27.

1. 전날 비싼 칵테일바에서 칵테일을 마시며 이날 도쿄 관광 일정을 짰다.

 

그런데 숙소에 돌아오자 마음이 바뀌었다. 도심만 보자니 질리는 기분이 든 것이다. 전자책 가이드북을 꺼내 도쿄 부근을 보다 자그마한 항구도시라는 요코하마에 꽂혔다. 좋아, 내일은 요코하마다!

 

2. 일찍 일어나 나카메구로역으로 갔다.

 

큰 역이라 자동 발매기에 한국어가 있었다. 이날 메모에 보니 "어렵게 짐작하고 주변 분의 도움을 받아 표 삼." 이라고 적혀 있다. 혼자 힘으로는 아직 무리였나 보다.

 

표는 3개가 나왔다. 어째서인지 알 수 없었다.;;; 환승은 한 번만 하니까, 환승 생각해도 두 개여야 하는 게 아닌가.

이 수수께끼는 아직 풀지 못했다.;;;

 

표에는 10시 46분이라고 쓰여 있는데, 표를 산 시각이 51분이라 공황이 왔다.

표에 쓰여 있는 시간이 중요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 기차처럼 내가 산 표에 쓰인 시각을 타야만 하는 게 아닌 거다.

3개월이 지나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누군가가 58분 걸 타면 된다고 알려줬던 것 같다.

 

TY선은 빨간색만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지하철 개찰구 앞에서 티켓 1을 넣었다. 도로 나왔다. 티켓 2를 넣었다. 도로 나왔다. 티켓 3을 넣었다. 이게 맞았다.

지나가는 일본인이 어쩐지 안쓰럽게 바라보는 듯했다. 규칙을 전혀 모르는 내가 안쓰러운데 도와주기도 어색하고 그런 느낌;;;

 

어렵게 지하철에 탔다.

 

3. 트레인에서 드로잉

 

 

지하철이나 카페에서 다른 사람을 드로잉하는 건 이제는 하지 않는다. ㅠ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

지하철에서 사람 드로잉을 처음 한 건 오래 전 고딩 때였다.

요즘은 눈치채면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경복궁 등에서 드로잉할 때 출사 나오는 사람들이 날 찍는 걸 느낄 때가 있다.

기분이 좋지 않다. 얼굴 안 나오게 찍어도 되느냐고 묻는 사람은 딱 한 번 봤다.

날 찍는 것 같아서 돌아보니 급하게 바닥을 찍는 사람도 있었다. ... 바닥에 찍을 거 없잖아요. ...

나도 사람 드로잉을 해서 넘어갔는데, 역지사지. 나도 기분 안 좋으니 본의 아니게 내 모델이 되는 사람도

몰라서 넘어가는 거지 알면 기분 좋지 않으리라는 걸 감안해야 하는 것 같다. ㅠ

 

3. 미나토미에루오카 공원

 

바다를 바라보는 전망대로 유명한 공원이었다. 관광지 중 제일 먼 곳이다.

나는 요코하마 역을 지나 모토카미 주카가이 역에서 내렸다. 요코하마 관광지로 찍은 곳 중 제일 먼 미나토미에루오카 공원에서 가까운 역이었기 때문. 미나토미에루오카 공원에서 시작해 한 곳씩 보면서 요코하마역까지 걸어서 내려오면 좋을 것 같았다.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가, 노선도에 따르면 모토카미 주카가이 역이 마지막 역이었는데, 안 내리거나 바로 타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 우리나라 지하철 종착역과는 다른 개념으로 움직이는 것 같은데 원리는 아직 모르겠다.

 

요코하마 사람들이 산책 삼아 많이 오는 공원이었다. 힘들게 비행기표 끊어 일본에 온 지라, 무의식적으로 아주 특별하고 이국적인 풍경을 상상했나 보다. 처음에는 조금 평범한 공원 모습에 섭섭했다가 마음을 고쳐 먹었다.

왔잖아. 어렵게 왔어. 이 순간을 즐겨. 특이한 풍물을 보는 것만이 여행이 아냐.

일상에서 벗어나 네가 입 다물고 있으면 아무도 네가 외국인인 줄 모르는 곳에서 여행 중이라고. ^^

 

 

이규태 전시회에 다녀온 뒤 색연필에 꽂혔다. 그런데 무언가 시원찮다. 이후 일본 여행 그림은 죽 색연필을 쓰긴 했다. 간만에 색연필화 즐거웠다. 섬세하게 묘사하라면 굉장히 많은 공을 들어야 하는데 기술과 심력 둘 다 부족했다.

 

그림은 그리는 대로 인스타에 올린다. 그림을 주로 올리다 보니 알고리듬에 의해 피드에 온통 그림이 뜬다. 다른 사람의 멋진 그림을 보는 건 즐겁다. 보는 것만으로도 뭔가 내 실력도 올라가는 듯한 환상(?)도 생긴다. 나도 저렇게 그려봐야지, 하는 생각도 든다.

한편으로 다른 사람 멋진 그림대로 그려봐야지, 하다가 길을 잃는 기분이다.

다른 사람을 지나치게 의식하게 되는 것도 문제. 좋아요 숫자가 적으면 내 그림이 그렇게 못났나, 상심하게 된다.

인스타 자체가 빈익빈 부익부라 좋아요 수가 많은 그림을 피드에 올려주기 때문에, 잘 그렸는데도 상대적으로 좋아요가 적으면 추천 자체가 안 뜬다는 거.

당분간 피드는 덜 보고 내 그림 자체에만 집중해야겠다.

다만 인스타에 내 그림은 계속 올리려고 한다. 사진을 찍어 인스타에 올려서 보면 내 그림이 객관화되어 보인다. 다른 말로 부족한 면이 보인다.

 

나오는 길 그림. 실제 색깔과 다른 색감으로 그려보기.

 

자연적인 듯 인공적인 듯 아기자기 예쁜 공원이었다.

 

4. 거리 풍경

 

 

일본은 고가도로나 육교가 많이 보였다. 인구밀도가 높은 곳이니까, 공간을 효율적으로 만들려고 노력한 느낌. 긴 육교의 선이 만드는 모습이 좋았다.

 

바다와 배. 바다는 오려붙였다. 오려붙이기를 활용하면 그림이 재밌어지는 것 같다. 다 손으로 그릴 필요는 없다.

 

일본에서는 그 흔하다는 비둘기를 못 봤다는 걸 한국에 와서야 알았다. ... 비둘기는 세상 모든 공원에서 사는 새가 아니었어?;;;

요코하마에서도 특이하게 느껴진 게 물 비린내가 안났다는 것. 한국 항구 도시 가면 물비린내 확 오지 않나?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냄새다. 요코하마에서 못 맡은 건 걍 내 후각이 둔해서 일 수도 있지만 한국보다 덜 났던 것 같다.

 

5. 야마시타 공원

 

요코하마는 바닷가를 따라 공원들이 늘어서 있다. 좋아, 하나씩 공략(?) 하는 거야!

 

두 가지 이미지와 글자를 연출하는 방법으로 만들어본 페이지.

 

야마시타 공원은 바닷가를 향한 벤치, 나무들, 산책로가 잘 된 공원이었다.

 

6. 차이나 타운

 

여기서 밥을 먹었다면 참 좋았을 텐데, 일본 골든 위크라 평소보다 사람이 많다고 구글맵스에 떴다. 사람들이 줄 지어 선 곳이 유명한 맛집이겠지? 궁금했는데, 일본어는 아예 못하고 영어도 서툴고, 일본 돈도 차근차근 봐야 하고, 특히 동전;;;

내 뒤에 줄 선 사람들에게 민폐 끼칠까 무서워서 뭘 주문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메뉴판에서 먹고 싶은 걸 찍고, 거기에 맞는 돈을 맞게 딱 들고 줄을 서 볼까 고민했지만;;;; 사람과 가게 구경한 게 어디냐, 위안하며 돌아섰다. (24.04.29)

인파 그리기 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