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컵라면 박물관
평일인데도 사람이 많은 곳이었다. 그래서 사람이 없는 짧은 순간을 만났을 때 빠르게 찍어 보았다.
최초로 컵라면을 만든 안도 모모후쿠의 라면 회사 닛신에서 2011년에 만든 박물관이라고 한다. 컵라면 탄생 과정을 틀어주는 애니메이션이 있었다. 일어는 모르고, 영어 자막을 해석하는 건 500 단어에게는 다소 난해했지만 애니만으로도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있었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싸고 맛있는 라면을 만들려고 했고, 유통기한이 문제였는데 부인이 튀김을 만드는 모습에서 착안했다는 것 같았다.
컵라면 형태에 컵라면을 일정한 모양으로 넣는 게 관건이었다. 위에서 떨어뜨리면 컵라면이 세로로 들어가는 등의 문제가 있던 것. 발상의 전환. 라면을 놓고 컵을 덮으면 되는 것이었다.
결론은 성공신화였다. 노력하라, 그러면 성공할 것이다.
성공신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성공신화는 사회 구조의 문제를 개인의 노력 부족으로 치환한다. 자기계발서도 읽지 않는다. 자기계발서를 비판한 책은 읽었다. 제목이 근본적인 문제를 제시한다. "거대한 사기극"
박물관은 총 5층으로 볼거리가 많았다. 컵라면을 처음 만들던 작은 부엌을 재현하기도 했고, 조명으로 빛과 그림자를 이용한 조형물도 관람할 수 있었다. 빛이 어디서 오나 한참 찾음;;; 신기하고 재밌었다.
4층에는 전망대가 있었다. 컵라면이 든 비닐풍선 가방을 든 사람들이 많았다. 나만의 컵라면 꾸미기 체험이었다. 사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고 해서 못했다. ... 아주 조금만 아쉬웠다.;; ㅋㅋ
아이들만이 아니라 노인들도 직접 만든 컵라면이 든 가방을 메고 아이처럼 즐거워했다. 우리나라는 이런 곳에 오면 어른은 아이의 보호자이다. 여기서는 연령대에 관계없이 다 즐기는 분위기였고, 그 점은 인상적으로 남는다.
4층은 전망대라 요코하마 바다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아이들의 놀이시설까지 있어서 가족들이 놀러오기 좋게 잘 꾸며놨구나 싶었다.
배가 고파서 어쩔까 하는데 세계 각국의 라면을 팔더라. 신라면도 있었다.
말레이시아 라면을 골랐다. 매콤한 게 끌렸는데 말레이시아라면과 신라면에만 고추 그림이 그려져 있던 걸로 기억한다. ... 하나쯤 더 있었을 지도?
이번 일본여행에서 딱 하나 아쉬웠던 건 음식이다. 이 전날 먹은 만두 외에는 건진 음식이 없다! 크아아앙 ㅠ
라면 박물관에서는 딱히 그리고 싶은 이미지가 없어 그림은 그리지 않았다. 며칠 전 효찬 쌤 전시회 전야제에서 만난 분은 사진을 보고 그려도 독특한 자기 해석을 하더라. 나는 지나치게 사진대로 그리는 감이 있다. 반성하고, 더 생각해야 한다. (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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