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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베트남/하노이/닌빈] #3. 하노이, 호아 로 수용소 - 24.06.28.

by 운가연 2024. 11. 19.

1. 하노이 홀리데이 에메랄다 호텔 조식

 

오전 7시. 눈이 번쩍 떠짐. 7시부터 조식이었던 걸로 기억. 얼굴에 물 묻히고 내려감.

 

 

 

빵, 채소, 과일이 있는 뷔페 바 말고도 음식을 하나 주문할 수 있다. ㅈㅁ은 쌀국수, 나는 오믈렛. ㅈㅁ은 이번 여행에서 1일 1 쌀국수를 하며 몹시 행복해 했다.

 

ㅈㅁ : 베트남에 왔으면 1일 1 쌀국수지.

 

ㅈㅁ이 쌀국수를 이렇게 좋아한 줄 몰랐다. 아니면 베트남에 왔기 때문일까? 한국에서 ㅈㅁ이 먹고 싶다고 하는 메뉴는 보통 양꼬치였던 터라...

 

2. 6월은 베트남 우기였다.

 

비옷을 가져가기로 했는데 한국은 우기가 아니라 잘 안 팔았다. ㅈㅁ이 집 근처 다이소에서 비옷을 안 판다고 공황에 빠져 연락했다.

 

나 : 안 가져가도 된다. 우산 가져가면 되지. 울 나라에서 비 온다고 비옷 입나. 우산 쓰지. 비옷 필요하면 가서 사자. 거기 우기잖아. 비옷을 안 팔겄나.

 

며칠 뒤 ㅈㅁ에게 흥에 겨운 카톡이 왔다.

 

ㅈㅁ : 편의점에서 비옷 팔아서 네 거랑 내 거 두 벌씩 샀어!

나 : .......... 두, 두 벌이나?;;; 그, 그래, 잘했어.;;;;;;

 

뭐든 결국 경험이다. 나도  수채화, 색연필, 마커까지 갖은 그림도구를 다 챙겨갔던 적이 있다. 그러나 결국 펜만 쓰더라. ...

는 여행을 다닐 수록 짐이 가벼워지기 시작했다.

최근에 깨달은 건데 내가 최소한의 짐을 싸는 이유 중 하나가 근력이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힘이 없어서 무거우면 힘들어. ㅠㅠ

 

역시 여행 좋아하는 ㄴㄹ는 나보다 짐이 두 배쯤 많다. 근력이 나보다 좋기도 하지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물건이 나보다 많은 거다. 다녀봐야 뭐가 필요하고 안 필요한지 안다는 거.

 

그런데 이번 여행 내내 해가 쨍했다. 한 번도 비를 만나지 않았다. 날씨에 감사했다. 비옷/우산은 괜히 가져왔네, 가 으악, 비오네, 보다 낫지 아니한가. ㅋㅋ

 

문제는 열심히 짐을 챙긴 ㅈㅁ도, 대충 챙기는 나도, 양말이 부족했다는 거. ㅋㅋㅋㅋㅋ

나는 운동화와 크록스를 챙겨갔다. 비 올 때를 대비한 것. 크록스 신으면 되니 양말 필요없다고 생각한 거. 크록스는 처음 산 지라 한국에서 몇 번 신고 돌아다녔는데 괜찮았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스타킹을 신고 신었고, 베트남에서는 맨발로 신었다는 거. ....맨발로 신으니 발이 쓸리더라고. ㅠㅠㅠㅠ

의약품을 챙겨온 ㅈㅁ 덕에 약 바르고 밴드를 붙였지만, 땀이 흘러서 밴드가 금방 떨어지더라.

 

아침을 먹은 뒤 ㅈㅁ은 짐을 꾸리기 시작. 나는 양말을 살 겸 관광을 하러 나갔다.

 

지하 1층은 시장 느낌의 쇼핑몰. 위에는 피트니스 센터, PC방 등이 있었다.

 

구글맵스로 시장을 검색. 쇼핑몰로 보이는 건물로 들어가서 헤매다가 마침내 파파고를 써먹음. 베트남 사람에게 "양말 어디서 사여?" 물어보니 지하 1층에서 파는데 아직 문을 안 열었을 거라고. 내려가 보니 가게들이 다 문을 닫았더라.

 

일단 관광을 하기로 했다.

 

하노이 거리

 

2. 호아 로 수용소

 

이 사진이 정문 맞... 을 거;;;

 

호아 로 수용소 담장

 

19세기 후반 프랑스 강점기에 독립운동가들의 정치수용소를 복원해 박물관으로 꾸민 곳이라고. (네이버 검색)

이를테면 우리나라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가들 수용소 같은 곳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오디오 가이드를 빌려서 듣기 시작.

 

19세기 탕롱 황실에 도자기 등을 만들어 황실에 올리던 마을이 있었는데 이 수용소를 만들기 위해 주민들이 강제 이주를 당했다. 그리고 사원도 철거 당했다고 한다. 베트남은 이로 인헤 수세기 동안 이어진 전통 수공예 마을을 잃었다.호아 로 수용소는 법정 바로 옆에 있었다고 한다. 재판 후 바로 보내기 위해서였던 듯.

 

당시 정문. 자물쇠도 많고 무게는 무려 800킬로그램. 바퀴가 장착되어 여닫을 수 있다.

 

견고하게 만들고자 프랑스에서 건축 재료를 공수했다고 한다. 프랑스 마르세유 항구에서 재료를 직수입했고, 잠금장치는 프랑스에서 직수입했다고. 수리와 보수를 해서 수세기 동안 사용했다고 한다.

 

오디오북을 들으며 열심히 메모를 했는데, 메종 센트럴은 악명 높은 감옥에 붙이던 마을, 이라는 메모가 있다. 이게 무슨 의민지 기억이 안나네. 정문에 새긴 감옥 이름 문구였던가?;;; ㅠ

 

사형수 감옥은 정문까지 문이 일곱 개 있을 정도로 엄중히 만들었다고. 유명한 독립운동가(이름을 미처 못 적음;;)가 사형집행을 받은 뒤 자기 음식을 다른 이들에게 나누었다고 한다. 자기가 먹으면 나무에 도움이 될 뿐이라고. 찡했던 말이었다.

 

 

한 방에 과도한 인원을 넣었고 방에서도 발은 족쇄로 묶여 있어야 했다. 비좁은 독방도 있었다. 음식은 구더기가 있을 정도로 열악했다고. 탈옥한 사람들이 있는데, 그 뒤 창문을 없앴다고 한다.

 

감옥 내부에 있던 아몬드 나무

 

이 아몬드 나무는 수용된 사람들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고 한다. 아몬드는 환자에게 주었고 가지를 꺾어 피리를 만들기도 했다고.

 

각종 고문으로 인해 청력을 상실한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전기 고문도 가했다고. 전기 고문 시 물을 마시면 내장이 파열된다고 한다. ... 먹였다는 거겠지? ㅠㅠㅠㅠ 못 박힌 신발로 밟기도 하고. 인간은 참, 잔인하다.

 

이후 베트남 전쟁 때는 미국인 포로 등의 수용소로 쓰였다고 한다. 인도적으로 대우했다는 걸 상당히 강조하고 있었다.

처음으로 사로잡힌 미군 조종사가 7년인가 수감되었는데, 이 미군조종사는 귀환 후 반전운동을 했다고 한다.

 

이후 베트남이 남과 북으로 갈렸을 때는 정치사범 수용소로 쓰였다고.

 

12시에는 체크아웃을 해야 했다. 시간이 꽤 아슬아슬하다 싶었지만 다행히 끝까지 들을 수 있었다.

 

3. 양말과 망고스틴을 샀다.

 

 

양말은 처음 갔던 쇼핑몰의 첫 가게에서 흥정도 안 하고 삼. 딱히 비쌌던 것 같지 않다. ㅋㅋ 내가 흥정 안 하고 사니 반색을 하며 우산도 팔려고 했는데 우산은 챙겨 와서 패스.

 

그리고 쇼핑몰 앞에 있던 이 시장 골목으로 들어가서 망고스틴을 샀다. 망고스틴! 넘나 사랑하는 과일!

 

4. 11시 40분 경 호텔 도착.

 

프런트 직원에게 우리 정오 전에 나갈 테니 걱정 말라고 하고 후다다닥 방으로 올라갔다.

 

밥 먹고 방에 온 게 8시 경인데, 방에 들어가니 ㅈㅁ은 아직도 짐을 싸고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ㅈㅁ이 따로 가져온 장바구니에 짐을 몇 개 담고 내가 장바구니 한두 개 들고 11시 55분에 ㅈㅁ이 올라 타 캐리어 잠그고, 12시 전에 체크아웃 성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