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빅동
빅동은 산속의 푸른 동굴이라는 뜻의 한자어 벽동의 베트남 발음이라고. 1428년에 지어진 고사찰이다. 가이드가 운전하는 택시를 타고 이동. 택시에서 내린 가이드가 가서 보고 오면 된다고 했다.
빅동을 향해 가는데 베트남 아주머니가 날 부르며 베트남 말로 무슨 말인가를 했다. 빅 동으로 가려면 자기를 따라오라는 건가 헛갈렸는데 부채 등을 파는 사람이었다.
내 첫 배낭여행은 96년 인도였다. 1) 뭔가 신비스러운 느낌이 들어서 2)물가가 싸다기에 갔었다. ㅋㅋ
가족과 함께 친척집 내려가는 것 외에 여행이라는 걸 해 본 적 없던 나였다. 아무것도 몰라서 그냥 원래 이런 건가 보다, 했다. 돌이켜보건데 첫 배낭여행을 인도로 갔던 건 정말 잘한 일이다. 엄청난 호객 행위, 가격 흥정, 다 그러려니 했던 것이다.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만났던 나처럼 혼자 여행 온 한국인 언니가, 호객행위를 너무 힘들어했는데 내가 괜찮았던 건 인도에 견주면 심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ㅋㅋ
이제는 인도 갈 생각하면 무섭다. 흥정의 늪에서 헤맬 자신이 없어.;;;; 게다가 작은 도시는 저녁에 돌아다니가 좀 무서운 느낌이 들어서, 해 떨어지기 전에 숙소로 돌아와야 함. ㅠ
이제는 캄보디아 여행도 까마득한 옛날 일. 이후 여행에서 거의 호객행위를 겪은 바 없어 인지가 늦었다.
정중하게 안 산다고 말하고 안으로 들어감.
입구를 지나 1층에 있던 사원. ㅈㅁ은 계단을 보자 올라가지 않겠다고 선언. 이 옆에 탁자와 의자가 있었다. 거기서 쉬겠다고 함. 그래서 혼자 올라감. 열심히 사진을 찍었답.
계단을 많이 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ㅈㅁ을 데려올까 잠시 고민했으나 안 데려오길 잘했다. 동굴이 보이기에 들어가니 위로 올라가는 동굴에 계단을 만들었는데 여기 올라올 때보다 계단이 많았다.
야외지만 이를테면 3층 구조였다.
동굴 안에도 제단이 있었다.
보고 내려오는데 역시 부채 등을 파는 여자분이 계속 베트남어로 말을 걸었다. 영어를 쓰려는 시늉도 안 하심. ... 파파고의 위력인가.;;;
한 나무를 보고 베트남어로 설명;;;을 하기에 파파고를 가동하니 1250년에 심어진 잭 푸르트 나무라고 했다. 헤에... 사진 찍어준다고 해서 고민하다 결국 찍었다. 나 머리 묶는 것보다 푸는 거 좋아하는데 하필 이 날 묶었다. ㅋㅋ
나무만 찍은 사진은 없어서 사진은 안 올림.
잠깐 대화한 데다가 사진 찍어준다고 반복해서 권하는 거 거절을 못했던 터라, 지갑에서 천 원을 꺼내 주었다. 한국 돈이고 스몰 머니라고 했는데 천 원이 얼마인지 아는 느낌;;; 그리고 계속 부채를 사라고 해서 미안하다고 했다.
나는 호객러에게 무례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좋게 거절하려는 편.
거듭 인사하고 내려와서 ㅈㅁ과 함께 택시로 갔다.
2. 점심
우리 기사 이름은 루엉이었다. 투어에는 현지식이 포함되어 있었다. 우리가 간 곳은 식당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집도 아니고. 뭔가 응접실 느낌 같은 곳이었다. 여자분이 밥을 차려줬다. 부인이나 여자형제로 추정.
우리가 주는 돈 중 얼마가 기사에게 가는 지는 모르지만, 식당에서 사먹는 것보다는 해 먹이는 게 돈도 덜 들 테고, 관광자 입장에서도 가정식 먹는 느낌이라 괜찮았다. 음식이 너무 많아서 다 못 먹어 미안했다. 음식해 준 여자분이, 왜 남겼는지 물어봤다. 맛이 없었나 걱정하는 눈치였다. 너무 배가 불러 다 먹을 수가 없었다고 사실대로 말했다. 진짜임. ㅋㅋ
완전 맛집! 꺅! 할 건 아니지만 소박하고 맛있는 집밥 느낌.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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