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는 새로 만들었다. 원래는 드라마 추노 홍보용 수첩으로 나와서 표지와 앞에 1/4 정도는 추노 스틸 컷, 뒤는 선과 무선으로 되어 있다.
언제 어떤 경로로 이 수첩이 내 손에 들어왔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기록도 없다. 한동안 책장에 박혀 있던 걸 발굴해서 스틸컷은 떼어내고 대충 수선해서 집에서 일상 낙서로 썼다.
그러다 19년 가을에 봉인했다.
몇 년이 지나 이 수첩을 봉인했다는 사실조차 잊었을 때 꺼냈고 왜 봉인했는지를 보았다.
나의 어여쁜들...
어느덧 6년이 흘렀다. 너희로 인해 울지 않은지도 한참 되었다.
구름이를 입양하고, 정말로 잘해주리라 다짐했었다. 세상 맛있는 건 다 먹여주고 싶었다. 그러나 인생은 내 뜻대로 굴러가지 않는다. 마냥 잘해주는 게 아이에게 좋지 않음을 알았다. 알레르기로 인해 먹을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그나마 입맛도 까다롭다.
그리고 내가 구름이에게 얼마나 잘해주던 그게 과거에 대한 보상은 되지 않는다.
과거는 과거, 흘러간 시간은 흘러간 시간, 되돌릴 방법은 없다.
같은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
이 수첩은 가지고 다니며 그림을 그리는 용도로 썼다. 그러다 또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페이지가 생겨버렸다.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남의 그림 그리는 수첩 앞 보여달라고 하지 않으니까 그냥 가지고 다니면서도 그리고 집에서도 그리고 뭐 그러저러해서 8년 만에 다 썼다.
표지는 오늘 새로, 그냥 간단하게 만들었다. 언젠가 이 수첩을 꺼내게 될 때는 어떤 마음이 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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