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낭만 포차
낭만포차는 포장마차 거리로, 엑스포다리 좌우로 있고, 하멜 등대도 가까이에 있었다.
붉은색으로 통일한 깔끔한 포장마차가 양쪽에 줄을 지어 서 있었다. 한 바퀴 둘러보긴 했지만 들어가긴 고민스러웠다. 양이 너무 많기 때문. 거의 전부 3~4인을 대상으로 하는 안주였다.
요새 혼자 여행다니는 사람들 많은데, 1인 메뉴 만들어주면 좋겠다. ㅠ
하멜 등대 앞에서 여수 1인 포차, 낭만포차 혼술, 등등으로 검색하다 보니 '상무초밥'이라는 곳이 나왔다.
초밥집인데 가게 앞에 1인 메뉴 3종 사진을 붙여둔 입간판까지 있었다.
튀김, 1인 사시미, 돈까스 안주가 각 9,900원이었다. 오, 가격도 착하고 1인 메뉴라니 끌리는데?
그래서 가보았다.
검색에서 본 대로, 혼술특선 메뉴가 보였다. 감동. ㅠㅠㅠㅠ
특히 지방은 음식이 넘나 푸짐해서 혼자는 들어갈 엄두가 안난다. 여수에서 유명한 간장게장 정식의 경우 혼자는 2천원을 추가로 받는다는 데 이해할 만하다. 기본 반찬 자체가 엄청나니까.
어쨌든 1인도 받는지 어떤지 물어볼 때마다 괜히 마음이 움츠려들었는데 아예 '혼술특선'이라고 되어 있으니 마음 편하게 들어갔다.
혼자는 바로 안내해 주었다. 파머리, 생강 절임, 작은 메밀국수, 김 등 기본이 먼저 나왔는데 파머리와 생강을 많이 줘서 왠지 환대받는 기분이 들었다. *^^* 나 파머리와 생강절임 좋아한다.
회도 엄청 예쁘게 나왔다. 처음에는 회 다 먹고 나면, 한 개씩 시킬 수 있는 특수초밥을 한두 개 먹고 싶었는데 다 먹고 나니 배가 빵빵해서 포기했다. 9,900원에 이런 식사라니. ^^
따뜻한 도꾸리도 하나 시켜서 냠냠 쩝쩝. 회도 쫀득하고 신선했다. 마지막에는 후식까지 주더라. 수정과에 파인애플 한 조각이 들어 있었는데, 칵테일 잔에 줘서 역시 호사하는 기분이 들었다. 후식도 사진 찍었는데 예쁘게 안 나와서 패스. ㅋㅋ
에어컨이 너무 세서 추웠다는 것만 빼면 10점 만점에 12점이다. 에어컨은 회를 다루는 곳이니 셀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숙소까지 걸었다.
적당한 술기운, 넘나 예쁜 바다의 모습...
이대로 숙소에 가자니 아쉬웠다. 밤 11시까지 영업하고, 야경을 볼 수 있다는 카페가 보여서 잠시 고민했으나...
문득, 내 숙소 야경 예쁘잖아, 싶어졌다. 크크크
숙소가 퍼질러 앉아 놀기 더 좋겠다 싶었다. 맥주와 아이스크림, 스트링 치즈를 사들고 숙소로 향했다.
이순신 광장 쪽에 있던 구조물이었나? 계단으로 올라가서 입(?)에서 바다를 바라볼 수 있다. 어디 올라가는 거 주저하지 않는 나인데 여기 오갈 때는 많이 걸어 녹초가 되었을 때라 결국 한 번도 못 올라가봤네.
이날 잠시 호스트를 뵈었는데 친절하고 좋은 분이었다.
이야기를 마치고 숙소에 들어가 모기향을 피우고 테라스에 앉아, 손일기를 쓰고, 아이스크림과 맥주와 야경을 즐겼다.
이번 여수 여행은 모든 게 다 좋았는데 그중 테라스에서 밤바다 보며 일기 쓰던 순간 찾아온 마음의 평화가 백미였다.
일상에 지쳤던 마음이 녹아내렸다.
숙소의 중요함을 뼈저리게 느낀 여행이었다.
다음 여행에서도 이렇게 멋진 숙소를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22.06.21)
+ 이날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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