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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치기

[걷기] 경의선 책거리 - 아, 여행 가고 싶다.

by 운가연 2023. 5. 15.

홍대역 지나서 가좌역으로 가는 길목

 

1. 며칠 전 옷장 정리를 했다.

 

겨울 옷을 넣고 봄-여름 옷을 꺼냈다.

예쁜 봄-여름 옷을 보자 위기감이 닥쳤다. 지난 겨울에 4~5킬로그램이 쪘기 때문에, 이대로는 옷장을 갈아엎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제일 만만한 운동이 걷기 아닌가. 한 시간 걸어봐야 200칼로리라 참으로 수줍지만. ...

빨리 걸으면 보통 걸음보다 1.5배 더 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다고 하니, 속는 셈 치고 호흡이 살짝 가쁘도록 속도를 내서

신촌 지하철역 부근에서 홍대를 지나 가좌역 근처까지 오갔다.

총 왕복 소요 시간 1시간 10분. 내 앱에 뜬 칼로리 소모는 268. *1.5를 하면 대략 400.

 

2. 홍대 경의선 책거리 양쪽에 있는 산책로는 자주 걷는 편인데 사진을 안 찍는다.

 

자주 걷다 보니 신비감이 들지 않아서인가.

 

얼마 전 이 길을 걸을 때 외국인이 "캔 유 스픽 잉글리쉬?"를 시전했다.

길을 물어보려던 것. 몇 가지 동사와 몸짓 언어로 가려는 곳을 설명해 주었다.

 

서울도 많은 사람들이 돈과 시간을 들여 여행오는 곳이다.

여수에 갔을 때는 유람선을 탔지만, 서울에서 사는 수십 년 동안 한강 유람선은 타 본 적 없다.

 

그런데 본디 여행이라는 게, 낯선 곳으로 가는 게 아닌가.

서울에도 안 가 본 곳, 안 해 본 게 많은데도 서울 자체가 내게는 익숙한 공간인 것이다.

 

5월은 마감 일정이 빡빡해서 여행은 무리다.

6월에 홍콩 여행 가고 싶었는데, 6월에 추가 작업이 올 게 거의 확실한 상황.

사이에 여유가 있다면 전부터 하고 싶던 작업을 하고 싶다.

 

모 지인이 내게 노트북을 들고 여행가면 되지 않느냐고 했다.

노트북을 들고 여행 가서, 예쁜 카페에서 작업하는 거, 프리랜서의 로망이지.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은 거.

나는 뚜벅이 여행자인데다가 걷기를 좋아한다.

노트북에 충전 케이블을 챙기면 일단 짐 무게가 훅 올라간다.

놋북용 쿠션 있는 가방 들고 다녀야 하니 부피도 커진다.

게다가 작업이 한두 시간 딱 하고 일어날 수 있나.

최소한 두세 시간은 해야 한단 말이지. 한두 시간과 두세 시간, 은근 차이 있다고.

그보다 길게 하려면 개인 카페가 아닌 스벅 같은 곳에 가야 한다.

개인 카페는 놋북 가지고 오래 있기 눈치 보이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뭐 음료도 시키고, 디저트도 시키고 할 수 있지만....

두세 시간 작업하자고 종일 놋북 가지고 다니는 건 부담이라고.

그보다 길게 작업하기에는 어렵게 간 여행지가 아깝다.

가고픈 곳, 보고픈 게 얼마나 많으냔 말이다.

 

3. 가좌역 부근까지 걷고 돌아섰다.

 

경의선 책거리

 

홍대 역에서 신촌 방향으로 다시 걸었다. 평소에는 숲길로 걷지만 조금이라도 변화를 주고 싶어 거리 쪽에서 걷다 보니 다리가 나왔고, 다리 중앙에 반원형으로 전망대를 만들어 두었다.

오, 이렇게 보니 풍경이 다른데?

가볍게 한 장 찍어보았다.

 

4. 디지털 노마드로 살고 싶다.

 

노마드nomad는 유목민이라는 뜻이다. 디지털 노마드는 프리랜서의 최고 로망이랄까.

놋북만 있으면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여기저기 떠돌아 다니며 일하는 사람을 말한다.

경주에서 한 달, 제주도에서 3개월, 프랑스에서 1년... 상상만으로도 심장이 두근댄다.

 

내 경우 디지털 노마드로 살고 싶으면, 집을 오래 비워야한다는 부담, 내 어여쁜 냥냥이들을 어떻게 하지, 라는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특히 내 나옹이들은 체격이 커서, 비행기 못 탄다. 약간 다이어트로 될 수준이 아님. ㅠ

 

방법이 있겠지.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