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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군산] 은파 호수 공원, 안영순 베이커리, 카페 산타로사

by 운가연 2021. 12. 10.

[군산] 은파 호수 공원, 안영순 베이커리, 카페 산타로사(현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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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시기였다. 하지만 최근 거한 일을 마쳤고 휴식이 필요했다. 마스크 단단히 쓰고 가급적 포장해 오고 사람 많은 식당은 피하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여행 가방을 꺼내자 차지한 내 쪼꼬미

 

여행 가방을 꺼내니 제일 작은 넘이 냉큼 차지했다. 불현듯 오래 전, 넘들을 두고 처음 여행을 가기 전 날, 여행 가방에 천연덕스럽게 앉았던 나의 어여쁜이 떠올랐다. "너도 데려가라고?" 하며 빵 터졌었지.

 

3년 전 군산을 포함해서 여행을 다녀왔을 때는 넘들을 보낸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여행 도중 얼마나 울었던가.

 

시간이 흐른 어느 날, 열이 있는 것처럼 휘청거리는 아해를 발견했다. 길아가들은 설사 아프더라도 잡으려고 하면 필사적으로 도망치기도 하는데 순순히 케이지에 들어와주었다. 급성 폐렴 판정을 받고 입원 중에 200g이 찔 정도로 밥을 잘 먹던 아해는 7kg의 늠름한 아이로 자랐다.

 

그리고 올해, 동배아가 두 넘이 더 함께 살게 되었다. 사진 속 아해가 둘 중 체구가 작은 넘. 세 넘과 함께 살게 되다니. 앞날이란 알 수가 없고나;;

 

넘들을 두고 가는 첫 여행이었다. 밥 잘 먹고, 떵 잘 싸고, 저녁에 언냐 친구가 오면 반가워하기? 쓰담쓰담 해주고 오후 4시 20분 차를 타고 군산으로 향했다.

 

 

1. 은파 호수 공원

 

저녁에 가기 만만한 곳이다. 야경으로 유명해서 저녁에도 사람들이 제법 다니는 터라 혼자 여행 온 사람도 가기 부담이 없달까.

 

3년 전 처음 군산에 왔을 때는 한 바퀴를 다 돌았었다.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이번에는 30분 정도 걷다가 산타로사라는 카페에 갔다. 커피가 맛있다는 데 저녁에 커피를 마시면 밤에 잠을 못 자서 자몽 에이드를 시켰다.

 

2. 카페 산타로사

 

이 얼마만의 카페 드로잉인지;;;

 

야외 테라스에 앉으면 은파 호수 공원이 보여서 물멍 때리기 좋은 곳이었다. 추워서 내부에 있었는데 조명이 밝으면서 따뜻한 느낌이라 좋았다.

 

코로나 때문에 바깥에 나가는 게 조심스러운 요즘이다. 10시에 문을 닫는데 9시에 가서인지 안에 손님이 나밖에 없었다. 그래도 마스크 안으로 조심조심 음료를 마셨다.

 

자몽 에이드는 눈으로 보기에도 넘나 예뻐서 고속버스를 타고 내려와 추위 속에서 걸었던 피로를 말끔하게 날려 주었다.

100만 년 만에 카페 드로잉도 하고 기분 좋게 나왔다.

 

3. 안영순 베이커리 카페

 

군산 빵집은 '이성당'이 제일 유명한 듯하고, '홍윤 베이커리', '영국 빵집' 등등도 많이 가는 듯했다. 아무래도 여행을 오면 그 지역에서 유명하다는 곳에 가보고 싶은 게 사람 마음. 한 편으로 걷다가 우연찮게 숨은 맛집을 발견했을 때의 즐거움도 있다.

 

은파호수공원에 가는 길에 '안영순 베이커리 카페'라는 곳을 발견했다. 40년 전통이고 8시 이후에는 20퍼센트 할인이라나?

 

주차장도 넓고 빵집도 크고 야외 테이블도 있었다. 날만 좋으면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풍경 속에서 멍 때리며 빵과 커피를 즐겨도 좋을 곳 같았다.

 

나는 카페 로사에 가기로 결심(씩이나 ㅋㅋ)을 했던 터라 빵만 포장하기로. 집에 와서 검색하면서 알았는데 요즘 뜨고 있는 빵집이라고 한다.

 

마침 8시 이후라서 20퍼센트 할인 받겠네, 하고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다. 와, 무슨 빵들이 다 이렇게 커?

 

크기 비교를 위한 500ml 물병. 고로케가 흔히 보는 고로케의 1.5배였다.

 

혼자 여행 온 사람에게는 오히려 당황스러운 순간이었다. 다양하게 먹고 싶은데 이렇게 크면....

이라고 울어놓고 어렵게 4개에서 멈췄다;;;;

 

카스테라만 흔히 상상하는 빵 크기고 나머지는 다 엄청 컸고, 할인 가라고 해도 4개에 9천원 대. 서울 빵집에 견주면 정말 착한 가격.

 

숙소에 돌아와서 고로케는 식사로, 초코파이는 후식으로 먹었다. 고로케 맛은 평범했으나 워낙 커서 든든한 한 끼가 되어 주었다. 특이하게 안에 케첩이 들어있는 부분이 있었다. 어떻게 넣은 거지?!

초코파이는 진한 초콜릿 맛. 단 걸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좋아할 듯.

카스테라는 강산이 변할 동안 안 먹어 본 것 같은데 충동적으로 골라보았다. 촉촉하고 달콤하니 맛있었다.

리본 모양 빵은 크로아상처럼 얇은 빵을 겹겹이 쌓고 위에 달콤한 시럽을 발랐는데 역시 달달하니 흡족했다.

고른 빵을 보면 알겠지만 나는 달달한 빵을 선호한다.

4개 산 걸로 3박 4일 간 아침과 저녁 간식이 부족하지 않았다. 깔깔-

 

4. 숙소

 

여행 전날 숙소를 미리 예약하려다, 정보의 호수에서 침몰했다. 에잇, 조명 밝고, 놋북 작업할 곳 있으면 되지 뭘 더 바라!

 

그렇게 역에서 가까운 곳에 들어갔고, 하룻밤에 3만 5천원이라기에 아, 내부가 좀 오래 되었겠구나, 했고, 방을 보고 싶다고 하고 방을 봤는데 예상대로 벽지나 장판 등이 오래된 디자인이었다. ㅋ

 

그러나 조명이 밝았고, 티테이블이 무릎 높이가 아닌 식탁 높이여서 놋북 작업하기에 편할 듯하고, 청소 상태 깔끔해서 머물기로 결정!

 

11월은 진짜 일이 텍사스 소떼처럼 몰려왔었다. 여행 준비고 뭐고 할 정신이 없었다. 군산을 택한 이유도 전에 와봤을 때 볼 곳이 많았는데 다 못 본 기억이 있었기 때문.

 

숙소에 와서 일기도 쓰고, 얼마 전 다이어리 꾸미기를 시작한 뒤 로망이었던 여행 다꾸도 하고, 웨이브에서 런닝맨 틀어놓고 쉬고, 지난 여행기를 읽으며 지난 번에 안 간 곳 위주로 움직여봐야지, 생각하며, 참으로 오랜만에 평온한 하루를 보냈다. (21.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