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21 - 수원 장안문, 행궁동 벽화마을, 화성행궁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01 - 가즈아!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02 - 전주 도착, 여행자의 별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03 - 한옥마을, 오목대, 풍남문, 카페 어떤 날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04 - 경기전, 최명희 문학관, 부채문화관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05 - 전주향교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06 - 전주천, 차가운 새벽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07 - 히치하이커, 풍패지관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08 - 자만 벽화마을, 전동성당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09 - 풍남문 광장 세월호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10 - 덕진공원, 혼불공원, 고공농성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11 - 전주 마지막 밤, 1930 가맥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12 - 군산, 장미 공연장, 군산근대미술관, 군산군산, 장미 공연장, 군산근대미술관, 군산근대건축관, 군산근대역사박물관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13 - 미즈커피, 초원 사진관, 동국사, 왕대숲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14 - 은파호수공원, 청년푸드트럭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15 - 군산 철도마을, 3.1운동 역사공원, 복성루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16 - 군산 해망굴, 월명공원, 카페 레나타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17 - 공주 공산성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18 - 공주 황새바위성지, 유천냉면, 무령왕릉, 공주한옥마을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19 - 부여 부소산성, 금강 유람선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20 - 카페 하품, 정림사지, 서동공원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21 - 수원 장안문, 행궁동 벽화마을, 화성행궁(현재글)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22 - 화성, 수원천

 

 

집에 가는 날이다. 집에 가는 게 아쉬워서인지 숙소에서 늦장을 부렸는데도 평소보다 일찍 깨 이른 시간에 나왔다. 어디까지나 평소 기준이다.

부여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수원행 버스를 탔다. 어제 탄 산성정류장, 공주 시외버스 터미널, 오산을 거쳐 수원에 도착했다. 멀미를 해서 버스에서 뭘 읽거나 하지 않는데 이번에는 순백의 소리를 보면서 왔다. 이동이 힘들 때도 있다. 이번이 그랬다. 순백의 소리가 있어 다행이었다.

나중에 오산에서 내릴 걸, 후회했다. 오산은 버스터미널과 지하철 역이 붙어 있었다. 수원은 시내버스를 타고 지하철역으로 가야 했다. 수원역 가까이 있는 롯데몰 라커가 100원인지 무료인지라고 해서 거기 맡기려고 했는데, 수원역까지 가는 동안 지쳐서 지하철 역 라커룸에 짐을 넣어 두고 관광을 하고,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내가 마지막으로 수원역에 온 게 언제더라? 그간 강산이 두 번은 바뀌었다. 수원역도 어마막지하게 변했다. 이렇게 큰 역이 아니었다! 서울역인줄;;;

수원화성행 버스를 찾아 정류장에 갔다. 정류장에 쓰인 버스 번호, 노선과 실제 버스 노선이 다른 것 같았다. 버스 정류장도 크고, 수원역 주변도 크고, 나중에 짐 맡긴 라커 찾으러 갈 것도 걱정 될 정도였다. 시골 사람이 서울 와서 헤매는 기분이 들었다. ... 틀린 말은 아니지. 한적한 지방을 돌다 올라왔으니.

택시를 탈까 고민하다 가까스로 장안문으로 가는 버스에 오를 수 있었다. 장안문은 수원화성 입구에 있다. 후... 일단 한 고비 넘겼다.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을 네이버 클라우드로 올린 뒤 컴으로 여행기를 쓰고 있다. 내가 유적지를 알아보는 대단한 눈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진 찍은 순서, 시간에 따라 기록과 맞춰야 하는데, 네이버 클라우드에 올라가는 과정에서 파일 명이 변하고, 순서도 달라지고, 사진 찍은 날짜와 시간도 업로드한 시간으로 바뀐다. 이번 수원을 올릴 때가 특히 심해서, 먼저 올라간 순서대로 사진 번호가 바뀌는 참사가 벌어짐. 으아;;;

조선시대 화성의 북문인 장안문은 이 뒤에 있는 문이다

 

장안문

 

장안문에서 내려 화성 앞 작은 구멍가게 앞 의자에서 어제 산 크림빵과 음료수로 아점을 떼웠다. 자전거를 대여해주는 곳이 있어 문의. 자전거 탄지 오래 되었다고 하니 서툴면 넘어져 다칠 수 있다고 만류했다. 길이 좁다는 것. 잠시 망설였는데, 자신이 없었다. 자신이 없으면 넘어진다. 자전거 포기.

안내원이 지금 화성을 따라 걷기는 힘드니 좀 선선해지면 걸으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이 월요일이라 박물관, 미술관 등이 다 닫았다며 난감해하심. 나는 고맙다고 말하고 어딜갈까 검색했다. 행궁동 벽화마을이라는 게 보였다. 출동.

 

행궁동 벽화마을

 

행궁동 벽화마을은 벽화 골목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았다. 너무 작았다.

행궁까지 멀지도 않는데 걷기 힘든 걸 보니 집에 갈 때가 오긴 온 모양이었다.

화성행궁

 

행궁은 왕이 궁궐을 벗어나 머무는 곳을 말한다. 즉 화성행궁은 화성에 있는 왕이 궁궐을 나와 머무는 곳이라는 말이다. 화성행궁은 행궁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아름다웠던 곳으로 수원 화성(사적 3)의 부속물이라고 한다. (출처 네이버)

화성행궁

 

화성 행궁의 정전 봉수당

 

정전은 왕이 집무를 보는 곳을 말한다. 바깥은 푹푹 찌는데 정전 내부는 시원했다. 과연 잘 만든 건축물이다. 왕이 더우면 안 되지. ㅋㅋ

기와들이 연이은 구조 좋아한다.

 

사람 모형으로 일하던 모습을 재현해 두기도 했다. 당시 쓰이던 여러 악기들도 있기에 언제 자료로 쓸지 모른다는 생각에 모두 사진을 찍었다.

담장을 따라 난 꽃이 고왔다.

 

행궁 뒤편을 따라 올라가면 정자가 있었다. 거기서 아래를 보는 경치가 근사할 것 같았다. 그런데 정말이지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걷는 거 마다하지 않는데... 다시 한 번 집에 갈 때가 되었음을 실감했다.

이제 화성 벽을 따라 걸을 차례였다. 여기서 좀 더 아래로 내려가 철달문부터 걷기는 힘들 것 같았다. 체력이 슬슬 방전되고 있었다. 좀 더 위로 올라가 화서문부터 걷기로 했다.

나혜석 표석

 

가는 길에 작은 나혜석 표석을 보았다. 나혜석이 수원에서 태어났구나. 전기를 두세 권 읽었는데... 전기에 태어난 지역이 안 쓰여 있었을리 없고 내가 잊은 거겠지. 사실 사진에서 이 비석 사진을 보기 전까지는 또 잊고 있었다.;;

잠시 카페에 들렀다 나오니 나혜석 생가터 골목전이라는 게 보였다.

 

골목에 깊이 들어가지는 않았다. 나는 뭐든 샅샅이 보고, 헤매도 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 수원도 다시 오게 될 것 같다. (18.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