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성에서 속초까지 걷기로 했다.
속초에서 북쪽에 붙어 있는 고성이었다.
숙소에서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청초호까지 최단 거리가 걸어서 약 3시간 반이었다.
하지만 나는 사이사이 들를 곳이 있었다.
걷다 힘들면 버스를 타든 택시를 부르든 하기로 하고 일단 출발!
네이버 지도를 켜고 무작정 남쪽으로 걸었다.
2. 교암 방파제는 막혀 있어서 살짝 눈으로만 보고 남쪽으로.
3. 천학정
이 길 끝에 산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 같은 게 보여서 가봤는데, 막혀 있었다.
4. 아야진 해변
이 다음 목표는 아야진 방파제였다. 해변을 따라 걷느라 최단 경로보다 돌아갔다. 목적지보다 가는 과정이 더 중요한 여행이니까. 구름, 바다, 하늘. 3박자가 갖춰져 있었다.
... 나중에 이 대가를 톡톡히 치르지만;;; 이 때는 여수의 도시적이고 화려한 바다와는 다른 고즈넉한 동해의 아름다움에 취해 있었다.
해수욕장이니 여름에는 사람들로 북적거렸을 지도 모르겠다. 가을이라 그런지 걷는 내내 해변에서 사람을 마주친 적이 없지 싶다. 있어도 한 번 정도?
5. 아야진 방파제
조금 떨어진 방파제에 마주보는 쌍둥이처럼 같은 형태의 하얀 등대가 있었다. 거기는 막혀 있어서 멀리서만 봤다.
6. 청간정
역시 작은 정자다.
바람을 쐬며 한껏 바다를 즐기다가 다시 출발.
그림 같은 풍경이라는 말은, 아마도 많은 이들이 진짜 풍경을 못 보기 때문 아닐까. 나도 여행 다니기 전에는 이런 아름다운 풍경은 사진이나 그림으로만 봤지 싶다.
주변에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습관적으로 마스크를 쓰고 있다는 걸 뒤늦게 인지하고 내렸다. 바다와 나무 내음이 밀려와서 행복했다.
아마 야외 마스크 의무는 해제되었을 때로 기억하는데, 나는 그냥 내가 조심하느라 밖에서도 쓴다.;;;
부모님은 다 걸렸었고, 지인들 중에도 걸린 사람이 꽤 된다. 안 걸리고 지나가고 싶어서 노력하고 있다.
걷기 여행의 매력은 이런 데 있는 것 같다. 불쑥 한 컷이 눈에 들어오고 그럼 다가가서 더 볼 수 있고, 잠깐 쉬고, 또 걷고...
7. 파파스튜 천진해변점
처음 가게에 들어갔을 때는 좀 당황했다. 사장님이 손님에게 관심이 1도 없었고, 잔잔한 클래식 음악에, 뭔가 내가 모르는 특별한 서양식 식사 예절을 갖춰야 하는 곳인가?;; 괜히 마음이 움츠러들었었다.
아무 자리에나 앉아 기다렸다. 부부로 추정되는 나이든 두 사장님이 운영하는 곳인데, 연세가 있다 보니 요리하고, 손님 맞이의 동시 진행이 어려운 것 같았다. 주문 받을 때나 음식을 가져다 줄 때 등등 친절하셨다.
가리비 크림스튜도 진하고 느끼하지 않고 풍미가 깊었다. 정성과 기술, 양쪽이 다 필요한 음식을 먹을 때의 황홀함이 있다.
그런데 이 사장님 부부, 정말 장사에는 관심이 별로 없으신지.;;
나중에 들어온 손님이 마늘빵을 추가했는데, 가게에 찾아온 손님과 담소 삼매경.
근 20분?은 지나서야 만들기 시작하는 듯했고, 기다리다 지친 손님들은 조용히 일어나서 계산하고 가심.;; (22.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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