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일기41 2008년 후반에서 2009년에 쓴 수첩/다이어리 1. 팡이 사태를 맞으며 집을 구석구석 수색하기 시작했다. 이전에 '책과 작별하기로 결심한 일기'에서 썼듯, 책과 작별하기로 한 건 내 인생의 커다란 전환점이었다. 책과 작별하기로 했는데, 작별하지 못할 물건이 있을까. 해서 방 곳곳에 숨겨져 있던 추억이라는 이름 하에 존재조차 잊고 놔두었거나, 그저 버리기 아까워서 가지고 있던 물건들을 상당히 정리했다. 그래서 더는 버릴 물건이 없을 줄 알았다. 천천히 책과 작별하면 되려니, 했는데 오산이었다. 2. 팡이 사태를 맞이하며 버려야 할 물건이 산더미 같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전에 버린 건 새 발의 피였다. 21년에 덧없는 물건들을 버리기 시작하며 넷플릭스의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라는 프로그램을 봤었다. 거기서 기억에 남는 말이 "추억이 깃든 물건은 잘 .. 2023. 7. 7. 고갱 전시회 다꾸 - feat. 팡이. 1. 수원 여행 때 가져온 팸플릿으로 다꾸를 할까 하다가, 고갱 전시회 팸플렛을 발견했다. 전시회 날짜가 13년 6월에서 9월이다. 와, 이게 아직도 남아 있다니... 2. 이건 다꾸를 하다 떠오른 잡설이다. 물건을 잘 버리지 못했다. 별 것도 아닌 걸 꾸역꾸역 가지고 있었다. ... 10년 전 다녀온 전시회 팸플렛이 남아 있잖아? ... 몇 번의 이사를 다니며 침대와 책상은 바뀐 집의 구조 상 수용이 불가해 버리고 상황에 맞는 걸로 새로 샀으나 옷장은 30년은 되었고, 책장 중 2개는 아마 옷장보다 나이가 많을 것이다. 가구 중 제일 젊은 애가 여섯 살 먹은 책장이다. 3. 팡이가 발생했다. 두어 달 전, 베란다 바닥에서 곰팡이가 발생했다. 어쩌다 바닥이 젖으면서, 베란다에 놔둔 택배 상자 바닥에 곰팡.. 2023. 7. 1. 스케치북을 다 썼다 - 230625 첫 그림을 그린 건 19년이지만 이 스케치북을 선물받은 건 그 전이다. 날짜는 기록에 없다. 보통 기록해두는데 어쩌다 빠졌네. 오래도록 좋아하고 가깝게 지내온 지인이 내게 소소한 부탁을 두어 가지 했다. 그 보답으로 갖고 싶은 게 있는지 물었고 나는 몰스킨 스케치북을 택했다. 몰스킨은 고흐가 쓴 브랜드라 명성을 얻었다. 고흐는 생전에 가난하게 살다 죽었지만, 스케치북 회사는 고흐 덕에 입지를 굳혔다. ... 자본주의가 그렇지. ... 그래도 고흐가 괜히 고른 건 아닌지 그림 열심히 그리는 친구 왈, 몰스킨이 시간이 흘러도 종이 변색이 없다고 했다. 지인은 표지에 글자를 새겨주는 이벤트를 하는 온라인 판매 사이트를 링크해줬고, 나는 뺭이 이름을 새겨달라고 했다. 뺭이 외동 시절이다. 그러고 보니 베트남은 .. 2023. 6. 27. 4월, 불광천 그림 4일에 다녀온 불광천을 짬짬이 그리려고 한다. 그릴 때마다 이 게시물에 추가하려고 함. 풍경을 단순화해서 그리는 걸 시도하려 한다. 2023. 4. 7. 이전 1 ··· 7 8 9 10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