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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다낭/호이안/후에 #003. 눈치보지 마, 아무도 너한테 신경 안 써!

by 운가연 2020. 5. 20.

다낭/호이안/후에 #001. 12년 만의 자유여행, 베트남 너로 정했다!

다낭/호이안/후에 #002. 혼자 자유 여행이 처음도 아니거늘....

다낭/호이안/후에 #003. 눈치보지 마, 아무도 너한테 신경 안 써! (현재글)

다낭/호이안/후에 #004. 스무 살 때의 나처럼

다낭/호이안/후에 #005. 혼자 떠난 자유 여행의 맛

다낭/호이안/후에 #006. 유명한 많은 곳을 놓쳤지만, 뭐 어때

다낭/호이안/후에 #007. 여행에서 무엇을 바라는가

다낭/호이안/후에 #008. 나 혼자는 나 혼자 뿐

다낭/호이안/후에 #009. 어느 레스토랑에서

다낭/호이안/후에 #010. 후에 투어, 잇 워즈 뷰우우우우우리풀!

다낭/호이안/후에 #011. 후에, 못다한 소소한 이야기

다낭/호이안/후에 #012. 박물관과 미술관 투어, 어떻게든 된다.

다낭/호이안/후에 #013. 나 이거 꼭 해 보고 싶었어!

다낭/호이안/후에 #014. 오토바이 소음과 매연마저 좋았다.

 

 

1. 8시에 일어났다.

생각보다 잘 잤다. 여행 첫날은 유독 못 잔다. 그러다 새벽에 겨우 잠들고, 늦게 일어나 오후에만 짧게 둘러보고 숙소에 돌아올 때면 많이 아쉬웠다. 특히 우리나라 지방은 6~7시면 사방이 어둑해지는 곳이 대부분이라, 늦게 일어나면 별 것 못하고 하루가 가곤 한다. 하지만 이번에 떠난 여행에서는 늘 일찍 일어났을 뿐더러, 밤에도 거리가 활발해 알차레 돌아다닐 수 있었다.

돌아와 체력이 방전되어 2~3일 아무것도 못한 건 안 비밀. .......

2. 조식은 아침 10시까지였다.

조식을 먹을 것인가, 수영을 할 것인가...

나는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는 인간이 못 된다. 일어나면 일단 멍하고, 뭔가 결정하기 전에도 멍을 때려야 하고, 자기 전에도 멍을 때려야 한다. 그러니까 수영을 하기 위해서든, 밥을 먹기 위해서든 나가기 전에 멍 때려야 하고, 수영을 한다면 돌아와 씻고 옷 갈아입고 멍 때려야 하고, 셔틀 버스 시간인 10시에 맞춰 나가기 전에 멍을 때려야 한다는 소리다.

수영과 조식 중 하나만 택해야 하는 상황.

조식을 구경하고 싶은 마음이 없던 건 아니나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면 속이 더부룩해 배가 고프지 않고, 어제 배가 빵빵하도록 먹은 것도 소화가 덜 되었던 터라 크게 고민할 일은 아니었다.

그렇다. 나는 수영을 택했다. 수영복을 물에 적셔야 했다. 선택장애와 선택장애와 이어지는 선택장애 속에서 어렵게 산 수영복이었다. 뭘 사지? 래쉬가드? 스리피스나 포피스? 다른 사람들은 다 수영복 입었는데 나만 래쉬가드 입었으면 어쩌지? 그 반대면 어쩌지? 래쉬가드 안에는 뭘 입지? 아, 래쉬가드 이너웨어가 있구나. 이너웨어는 뭘 사지?

아우는 둘 다 사라고 했다. 하루는 래쉬가드 입고, 하루는 스리피스 입어야지, 기분이잖아?

좋아, 둘 다 사는 거다. 근데 뭘 사지? 친구들에게 수영복 링크 보내며, 이게 예쁜지, 저게 예쁜지, 어느 게 내 복부와 허벅지 살을 커버해 줄지 머리 터지게 고민하며 샀다. 물에 적셔 봐야지.

이날 고른 수영복은 래쉬가드였다. 노출이 덜해서 덜 부담스럽더라고.

수영장에 가서야 얼마나 쓸 데 없는 걱정을 했는지 알았다. 아이들과 함께 가족 단위로 놀러온 분들이 있었는데 다들 자기들 노는데 바빠. 남한테 관심 없어. 나는 친구들까지 붙들고 무엇을 위해 가오리 래쉬가드를 찾고, 그중에 어떤 가오리가 날 날게 해 줄지 고민했단 말인가. 크크크

수영을 하고 멍을 때리고, 10시에 안방 비치로 가는 셔틀 버스를 탔다.

 

수영장은 넓고 좋았다. 야외였지만 볕이 뜨겁지 않았고 곳곳에 정자와 썬베드가 있었다.
19년 11월 4일 호이안 센세 실크 리조트

 

(19.11.04. 베트남. 호이안. 센세 실크 리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