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16 - 군산 해망굴, 월명공원, 카페 레나타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01 - 가즈아!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02 - 전주 도착, 여행자의 별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03 - 한옥마을, 오목대, 풍남문, 카페 어떤 날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04 - 경기전, 최명희 문학관, 부채문화관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05 - 전주향교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06 - 전주천, 차가운 새벽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07 - 히치하이커, 풍패지관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08 - 자만 벽화마을, 전동성당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09 - 풍남문 광장 세월호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10 - 덕진공원, 혼불공원, 고공농성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11 - 전주 마지막 밤, 1930 가맥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12 - 군산, 장미 공연장, 군산근대미술관, 군산군산, 장미 공연장, 군산근대미술관, 군산근대건축관, 군산근대역사박물관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13 - 미즈커피, 초원 사진관, 동국사, 왕대숲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14 - 은파호수공원, 청년푸드트럭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15 - 군산 철도마을, 3.1운동 역사공원, 복성루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16 - 군산 해망굴, 월명공원, 카페 레나타(현재글)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17 - 공주 공산성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18 - 공주 황새바위성지, 유천냉면, 무령왕릉, 공주한옥마을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19 - 부여 부소산성, 금강 유람선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20 - 카페 하품, 정림사지, 서동공원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21 - 수원 장안문, 행궁동 벽화마을, 화성행궁

11년 만의 혼자 떠나는 여행 #22 - 화성, 수원천

 

 

다음 목적지는 해망굴이었다. 지도를 보니 걸어서 30분 정도라고 떴다.

 

일어나니 배가 찢어질 것처럼 불렀던 터라 소화 시킬 겸 걷기로 했다.

벽에 붙은 영화 포스터

 

군산에서는 1940년대 후반부터 많은 영화, 드라마들이 촬영되었다고 한다. 전 글에 썼던 신흥동 일본식 가옥에서 촬영된 '타짜', '8월의 크리스마스', '검은 집', '화려한 휴가' 등등... 그래서인지 가는 길에 영화 포스터들이 붙은 벽들이 보였다.

네이버 지도는 길찾기에 큰 도움이 되지만 지도만 들여다 보다가는 풍경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 게다가 나는 길치지. 이 방향인가 하고 가다 보면 반대 방향이라, 어느 정도 가서 지도상 내 위치인 빨간 점이 맞게 가고 있는지를 확인하느라 끊임없이 지도를 들여다본다;;

네시 반 쯤 해망굴에 도착했다.

해망굴

 

1926년에 개통된 터널로 입구 주변에 총을 맞은 흔적이 있다. 한국전쟁 당시 이곳에 자리한 인문군 부대 지휘소에 연합군이 공격한 흔적이라고 한다. (안내 팻말 참고)

바로 왼쪽으로 가면 흥천사와 월명공원이 있었다.

흥천사. 들어가지는 않았다.

 

 

월명공원 입구에 서 있던 팻말

 

월명공원은 산이었다. 은파호수공원에서 끝없이 걸은 게 기억나 지도를 확인하니 아무래도 은파호수공원보다 큰 것 같았다. 무작정 들어가 걷기에는 복성루 짬뽕과 함께 먹은 이과두주 반 병이 무거웠다.
30분 정도 맛보기만 하고 나오기로 했다.

월명공원 산책로

 

이름은 다 '공원'이라 하지만 모든 공원은 자기만의 얼굴이 있다. 호젓한 숲길을 걷는 느낌은 상당히 괜찮았다.

멀리 바다가 보인다

 

걷는데 바다가 나왔다. 서울에 산은 있지만 바다는 없다. 바다를 보고 흥분해 마구 달려갔다. ... 달려갈 거리에는 없고 산이 높다 보니 멀리 보인 것. 맞다, 군산, 항구도시였지. 계속 안쪽에서만 움직여 깜빡하고 있었다.

내려가는 계단에서 어린 아들을 데리고 온 엄마가 가위바위보로 계단 오르기 하는 모습이 정겨웠다.

 

월명공원을 나와 초원 사진관 근처에 있는 카페 레나타에 가서 자몽주스를 한 잔 시켰다. 자리에 앉자 다리에서부터 열이 올랐다. 이과두주가 부지런히 온몸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새콤달콤한 음료가 들어가자 살 것 같았다.

카페 레나타 자몽주스.

이후 카페에 갈 때마다 자몽주스를 시킨 것 같다.

 

여행은 자몽주스지. *응?;;;;;*

 

1시간 정도 낙서하고 노닥노닥 하다 그만 갈까 하는데 사장님이 와서 오늘은 문 일찍 닫는다고 했다. 어, 나도 갈까 말까 하던 차였지만 일찍 문 닫을 줄 알았으면 다른 카페 갔을 텐데; 조금 당황했지만 뭐..

사장님은 미안했는지 선유도 갈 생각없는지 물으며 자세한 방법을 알려 주었다. 여기서 버스로 1시간 20분이고, 1시간 단위로 버스가 있으니 가서 1시간 정도 보고 막차 타고 오라고. 네이버에서는 가는데 3시간이라고 떴다. 잠시 고민하다 오늘은 일찍 쉬기로 했다.

마트에서 커피와 음료수를 사서 숙소로 가 그림을 그렸다. 돌아다니며 현장에서 그리고, 숙소에 와서 이전에 찍은 사진을 보고 그려 여행기 때 순서대로 스캔해 올리느라 살짝 애먹었다. 뭔가 순서대로 정리하며 돌아다닐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 모르겠다.

지치도록 그리고 젼님하가 추천한 라가와 마리노의 '순백의 소리'를 전자책으로 읽었다. 젼님하 추천작은 날 실망시킨 적이 없지. '아기와 나' 외에는 본 작품이 없는데 멋지잖아. 일본의 전통악기를 연주하는 10대에서 20대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자기만이 낼 수 있는 소리를 추구한다. 자기 내면, 자기 자신과 싸우면서 상대와도 겨뤄야 한다. 창작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마음에 와닿는 대사들도 많았다.

여행 때 그림 많이 그리려고 일부러 책을 안가져 왔더랬다. 짐도 되고. 전자책이 여러모로 유용하다. 여행안내 책자도 전자책으로 샀다. '차없이 주말여행 코스북'이라는 책이었다. 이 책에 소개된 곳들은 차 없이도 갈만할 것 같아 샀는데, 전주 외에 다른 곳도 돌아보기로 할 때 어디로 갈지 정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18.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