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근 피로가 누적되는 게 느껴졌다.
정해진 일과를 순서대로 하는 걸 좋아한다.
규칙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일어나서 밥 때리고, 일하고, 산책, 독서, 그림, 사이에 집안일을 한다.
반복을 좋아하지만 가끔은 반복이 질린다.
얼마전부터 작업에 몰입이 안 되고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쌓인다 싶기도 했다.
이럴 때 제일 좋은 건 여행인데, 집이 여기저기 삐걱거려 돈이 많이 들었다.
그럼 나들이라도 가면 어떨까.
마침 작업 하나를 마쳤고, 검토 들어가기 전에 머리를 식히기 딱 좋은 시점.
서울 근교 당일치기를 검색하다 오산대역에 붙어 있는 물향기 수목원에 꽂혔다.
가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2. 지하철이 너무 추웠다.
겉옷 가져갔어야 했다. ㅠ
추우니까 급격히 배가 고파져서, 일단 뭐 좀 먹어야겠다 싶었다.
네이버앱에서 식당을 누르니 "황제바지락짬뽕"이라는 상호가 보였다.
짬뽕!
오래도록 힘들 때마다 찾던 내 영혼의 음식!
그래, 너로 정했다.
젓가락이 작게 나온 게 아니라 그릇이 큰 거다. 세숫대야 짬뽕이었다.
바지락과 홍합에 게도 반 개 들어 있었다. 맛있었다. ㅠㅠ
다 먹고 가니 아뿔싸, 수목원은 5시까지였다. ㅠ
참고로 오산대 역에 도착한 게 5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수목원 입장 시간을 확인하지 않은 게 차라리 다행이었다.
안 그랬으면 안 나왔을 거고, 그럼 작업에 몰두하는 것도, 생산성 있는 걸 하는 것도 아닌
이도저도 아닌 하루를 보내고 약한 자기혐오 속에 하루를 보냈겠지.
오산대역 부근에는 크고 작은 도심 속 공원이 많았다.
편안하게 걸었다.
3. 공원들
4. 낯선 곳을 걷다 보니 기분이 좋았다.
풀냄새도 좋더라. 그렇게 한 시간 정도 걷고 조금 고민.
분명히 집에서 근방 영화촬영지나 궐리사 같은 가볼 곳을 검색해두고 왔으면서 까먹고;;;
공원은 이만큼 걸었으면 됐고, 집에 가긴 아쉽고, 해서 지도를 보다가
가는 길에 석수역에 내려서 개천을 따라 좀 걷다 가자, 싶어진 것이다.
그리고 막상 지하철을 타자 에어컨 때문에 추워서 컨디션이 안 좋아지며
그만 집에 가자, 싶어서 집에 온 거.
그렇게 집에 오고 나니 왕복 시간이 더 길었다.
흔히 볼 수 있는 도심 공원을 위해 그 시간을 썼나?;;;
왕복 4시간 가까이 썼는데 만 보도 안 걸은 거 실화야? ...
잠깐 멍해졌지만 ㅋㅋ
그래도 낯선 곳에서 걷고 나니 기분이 상쾌해졌고,
다음에는 좀 더 치밀하게 작전을 짜고, 주요 볼거리 입장 시간을 잘 알아보자, 고 마음을 정리했다.
5.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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